'해치' 정일우 “성장통으로 욱신거렸다”
'해치' 정일우 “성장통으로 욱신거렸다”
  • 김지원 기자
  • 승인 2019.05.30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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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해치'에서 영조로 활약한 맡은 배우 정일우 / 사진= 조준원 기자
드라마 '해치'에서 영조 역을 맡은 배우 정일우 / 사진= 조준원 기자

배우 정일우가 대체복무를 마친 지 2년 반 만에 드라마 ‘해치’에서 젊은 영조 역으로 시청자들과 만났다. 정일우는 천한 무수리의 몸에서 태어난 왕자 연잉군에서부터 백성을 지극히 사랑하는 왕이 되기까지 영조의 고뇌, 역경을 치열하게 그려냈다. 그랬던 탓에 몸도 마음도 유난히 힘들었지만 그 덕에 한 단계 성장할 수 있었다고 한다. 30대가 된 정일우는 의연하고 유연한 자세로 자신의 다음을 준비 중이다.

10. 대체복무 후에도 공백이 꽤 있었다. ‘해치’를 택한 건 어떤 이유 때문이었나?

가장 큰 이유는 김이영 작가님의 작품이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젊은 영조를 주인공으로 그린 작품은 거의 없어서 그런 영조의 매력도 보여주고 싶었다. 연기하기 쉽지 않을 때마다 작가님이 내 마음을 잡아줬고 장면 해석도 도와줬다.

10. 또래 배우에 비해 사극을 많이 한 것 같다. 이번 드라마의 캐스팅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나?

작가님이 캐스팅할 때 가장 중요한 게 생각한 게 ‘왕상(像)’이라고 했다. 내가 왕상이라서 좋았다고 하셨다.(웃음) 대본 리딩을 할 때나 통화할 일이 있을 때도 꼭 나를 ‘전하’라고 불렀다. 작가님은 내게 어려운 캐릭터를 맡겨 미안하다고 했는데, 오히려 멋진 영조를 만들어준 작가님께 내가 감사하다.

10. 촬영장 분위기는 어땠나?

유독 좋았다. 내가 출연했던 작품 중에 제일 좋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다만 고아라 씨가 촬영 중 다친 게 마음이 아프다. 그러면서 촬영도 2주 정도 미뤄졌고. 그럼에도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좋았다. 사고가 있었는데도 드라마가 잘 마무리돼서 감사하다.

10. 젊은 영조라는 캐릭터를 어떻게 해석했나?

천출의 피를 갖고 태어난 영조가 백성을 이해하는 왕으로 거듭나기까지 과정을 진정성 있게 연기하려고 노력했다. 이전에는 표정이나 눈빛으로 연기를 만들려고 했다면 이번에는 마음으로 연기를 하려고 했고, 그런 점에 가장 중점을 뒀다. 그러면서 연기 스타일도 바뀌었다.

10. 어떻게 달라졌다는 얘긴가?

데뷔작이 시트콤이라 표정이 과하게 나올 때가 있었다. 이번 작품에서는 나를 내려두고 연기했다. 그래서 주변에서도 진정성 있게 와 닿았다고 했고 연기도 많이 늘었다고 칭찬해줬다.

10. 인상 깊었던 장면을 꼽는다면?

‘해치’는 사극이지만 현재 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나이가 든)신하들을 위한 기로연에서 백성을 위한 연설을 한다거나, 괴병이 퍼져 흉흉해진 민심을 달래기 위해 직접 활인서에 행차하는 장면은 마음에 울림을 줬다. 조작된 역모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석고대죄를 하는 장면을 종일 찍고 난 후에는 제대로 걷지도 못했다. 게다가 이번 작품에서 아버지, 이복형제 등 소중한 사람을 많이 잃었다. 사람들을 떠나보내고 나 혼자 남는 연기를 하는 게 힘들었다. 촬영 후반부에는 오랫동안 함께한 반려견이 갑자기 세상을 떠나는 일도 있었다.

10. 체력적으로, 심리적으로 고생을 많이 한 것 같다. 촬영 중 아프진 않았나?

면역력이 떨어져서 헤르페스 바이러스에 걸렸다. 입술이 다 터졌다. 후반에도 또 한 번 그래서 얼른 약을 먹고 주사도 맞았다.

10. 노론 민진헌 역의 이경영, 밀풍군 역의 정문성과 함께 등장하는 장면이 많았다. 그들과의 연기는 어땠나?

두 분이 가진 열정과 연기력이 나한텐 자극제가 됐다. 그러면서 시너지도 낼 수 있었다. 이경영 선배님은 ‘저런 배우가 되고 싶다’고 느낄 정도로 힘이 있었다. 그런 영향 때문에 내 연기도 한층 발전하게 된 것 같다. 문성 형과는 호흡이 잘 맞아서 나중에 꼭 한번 다시 하자고 얘기했다. 형이 사랑스럽고 귀엽다. 나는 친형처럼 의지하면서 찍었다. 작품이 끝나면 다들 바쁘니 계속 연락하기가 힘든데 형과는 오랫동안 볼 수 있을 것 같다.

10. 소론 이광좌 역의 임호는 여러 작품에서 임금 역을 자주 맡았다. 조언을 해주진 않았나?

다들 내가 워낙 힘들 게 촬영하는 걸 아니까 항상 나를 보면 괜찮겠냐고 다독였다. 임호 선배님은 “고통스럽다는 건 캐릭터 표현을 더 잘 하려고 애쓴다는 것”이라며 “지금 더 힘들었으면 좋겠다. 그래야 네가 잘 끝냈다고 생각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 말이 와 닿았다. 사실 끝나서 개운한 작품들은 기억이 오래가지 않더라.

10. 2006년 데뷔작인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의 윤호 역으로 기억하는 대중도 여전히 많다. 자신을 주목 받게 한 ‘하이킥’이 부담스럽진 않나?

배우에게 대표작이 있다는 건 감사한 일이다. ‘하이킥’이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있을 수 있는 것이다. 그게 부담된다는 생각을 해본 적은 없다.

10. 그 이미지를 깨고 싶다는 생각은?

사실은 많이 했다. 하지만 깨고 싶다고 깨지는 게 아니라는 걸 알았다.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하며 이미지를) 쌓아가는 거지 깨는 것이 아니더라. 지금 내 나이엔 다시 ‘하이킥’을 할 수도 없다.(웃음) 20대에 어울렸던 게 ‘하이킥’의 캐릭터라면 30대 때는 또 무언가 만들어가야지 않겠나.

10. 30대가 된 후에 20대 때와는 어떻게 달라졌나?

20대 때는 조급하고 불안한 나날을 보냈다. 내가 계속 배우를 할 수 있을까, 대중에게 잊히면 어떡할까 생각했다.

10. 대체복무를 한 시간이 변화의 계기가 된 건가?

요양원에서 치매 어르신을 돌보며 2년을 보내면서 굳이 내게 주어진 시간을 (쓸데없는 고민으로) 허비할 필요가 없겠다고 생각했다. 현재를 즐기기만 해도 모자라다 싶었다. 굳이 생기지도 않은 일을 사서 걱정하지 말자고 생각이 유연해졌다.

10. 지난 3월부터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크리빗’을 창간해 계간으로 선보이고 있다. 잡지 편집장을 왜 하게 됐나?

배우가 아니라 30대의 나를 대중에게 보여주고 싶어서 도전하게 됐다. 앞으로 내가 좋아하는 장소, 음식, 문화 등을 소개하고 인터뷰도 직접 할 것이다. 새로운 도전을 재밌게 해나가려고 한다.

10. 올해 활동 계획이 궁금하다.

해외 작품 제안이 들어오는 게 있어서 국내 작품 하나, 해외 작품 하나 이렇게 두 가지 정도 하지 않을까 싶다. 아시아 팬미팅 투어를 가서 팬들과 즐거운 시간도 보낼 것 같다. 개인적으로 올해 가장 해보고 싶은 건 오로라 보러 가기다. 이 정도 하면 올해는 알차게 보낼 것 같다.

10.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

선한 영향력을 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내 작품을 통해서 대중들이 힐링할 수 있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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