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욱이라서 다행이야
김동욱이라서 다행이야
  • 유청희 기자
  • 승인 2019.06.28 12: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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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동욱 /사진= 키이스트 제공
배우 김동욱 /사진= 키이스트 제공

김동욱은 MBC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이하 '조장풍')에서 약자들의 편에 서는 근로감독관 조진갑 역을 맡았다. 전형적인 ‘히어로물’에서도 김동욱은 섣불리 정의를 말하거나 분노하지 않았다. 대신 노동자들의 목소리에 먼저 귀 기울이며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었다. '커피프린스 1호점'를 지나 '신과 함께' '손 더 게스트'에 이어 첫 원톱 주연 '조장풍'까지. 그의 다음이 궁금해지는 순간이다.

10. 종방연에서 다들 집에 가기 싫어했을 정도로 분위기가 좋았다고 들었다. 시청률 때문이었나?

다들 집에 늦게 갔는데 그들이 어떤 기분인지는 모른다. 다만 드라마가 잘 끝나서 좋았다. 시청률도 꾸준히 상승하면서 끝이 났다. 재미있었던 작품이었다. 첫 원톱 주연이라 보여줄 것도 많았는데, 무사히 무탈하게 끝났다는 게 나한테는 아주 뜻 깊다. 자신감을 많이 심어준 작품이 될 것 같다. 촬영이 워낙 조진갑 위주여서 촬영 때 말고는 동료들과 다 같이 보기가 쉽지가 않았다. 그래서 만날 때마다 같이 밥 먹자고 하고 데려갔다. 우리끼리 엠티(MT)도 계획했다.

10. 액션ᅠ신에 대해ᅠ호평이ᅠ많았는데ᅠ어떻게ᅠ준비했나?

유도 기술 수업을 받고 연습했다. 액션이 잘 나왔다면 무술 감독님이 멋지게 디자인을 해줘서 그렇다. 다행이다. 사실 부담이 많이 됐다. 유도 액션을 본격적으로 보여준 작품은 없어서 사람들이 '이런 액션도 매력이 있네'라고 생각했으면 했다. '유도선수 출신 맞나. 왜 저래?'라는 말이 안 나와서 다행이다. 늘 어떤 것이든 전문적인 기술을 요하는 걸 해내는 건 힘들다. 유도는 계속하고 싶다는 생각도 강하게 들었다.

10. '조장풍'은 만화적인 색채도 띠지만 현실적인 에피소드가 묵직했다. 원톱 주연으로서 두 가지 다른 톤을 오가는 게 힘들었을 텐데 어떻게 조절했나?

굉장히 중요하게 고민했던 부분이었다. 현실 이슈를 담은 에피소드는 사건 자체가 허구가 아니라서 조심스러웠다.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현장에서도 정말 고민을 많이 했다. 그래서 조진갑이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문제를 해결해야겠다고 결심하기까지의 과정이 아주 진솔하고 진지한 모습이었으면 했다. 인물이 고민하는 과정이 시청자들에게 공감을 얻고 신뢰를 얻는다면 그 다음이 좀 만화적이어도 충분히 불편함 없이ᅠ공감할 수 있을 거라ᅠ생각했다. 거기까지 가는 과정이 아주 진실되고 신뢰를ᅠ줘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10. 배우는 직업인이긴 하지만 평범한 노동자들의 삶과는 좀ᅠ다르다. 공장 노동자, 버스 운전기사 등 다양한 사람들의ᅠ억울한ᅠ사연에 어떻게 공감했나?

그건 그렇다. 그런데 나도 대한민국의 한 사람으로서 조진갑이 만나는 인물의 직업군이 생소할 순 있어도, 그들이 경험하는 고민들이 낯설진 않았다. 나도 여러 사건을 간접적으로 접하면서 분노가 일기도 하고 속상한 감정을 느껴왔다. '조장풍'이 아픔을 공감하는 데 노력이 필요한 이야기는 아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사연에 있어서는 조심스럽기는 했다. 그들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당사자의 아픔을 온전히 다 알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진갑을 통해 그들의 아픔과 어려움을 최대한 진지하고 성의 있게 경청하려고 노력했다.

10. 조진갑은 극 초반엔 권태로운 공무원이었으나 정의롭게 변화해 나간다. 자신은 극 초반과 후반, 어떤 유형의 조진갑에 더 닮았나?

닮은 부분도 있고 아닌 부분도 있지 않을까. 실제의 삶에서 조진갑과 같은 위치에 있는 건 힘든 일이다. 그래서 ‘나는 어떤 모습이 닮았어요’라고 말하기가 조심스럽다. 하지만 조진갑처럼 사람을 소중하게 존중하려고 노력하는 면에서는 닮았다. 조진갑이 정의롭게 변하고, 주위에 여러 사람들이 모이는 이유의 첫 번째는 사람에 대한 존중과 소중함을 알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극 초반에는 사람들과 소통이 잘 안 됐던 거고. 그런 면에서 조진갑도 변화해갔고, 사람들도 그에게 자꾸만 끌리게 되고, 신뢰하게 됐다고 생각한다. 나도 사람을 소중히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10. 10kg이나 살을 찌운 '아재 핏'이 훌륭했다. 무채색 니트, 꾸밈없는 경량 패딩 등 무기력한 공무원의 복장으로 재벌을 상대하는 모습도 새로워 보였다.

진짜 길가다 볼 수 있는 아주 지극히 평범한 모습이었으면 했다. 색감, 스타일이 최대한 튀지 않았으면 했다. 멋 내는 느낌이 아니라고 해야 하나. 옷에 대해서도 굉장히 많이 얘기했다. 여러 옷들을 보여주시면 제일 안 튀는 무난한 스타일을 골랐다.

10. 10kg이나 체중을 늘려도 이전처럼 귀여운 외모를 보여줄 거란 확신이 있었나?

(웃음) 나도 작가님도 그에 대한 부담이 없지는 않았다. 유도선수 출신이고, 아저씨니까 살을 힘들게 찌웠는데 사람들이 보기에 별로라면, 그러면 어떡하지? 이런 거. 캐릭터에 있어서는, 조진갑 자체가 호감형이라 좋게 봐 준 것 같다. 그런데ᅠ배우로서 나에 대해서는, 안 좋게 보는 사람도 분명 있을 거다. 의도적으로 그렇게 만들었다는 게 아니라 '배우가 이제 좀 내려놨구나. 관리 안 하는 구나. 나이 먹더니 신경 안 쓰는구나…' 이렇게. 지금은 특별히 어떤 모습을 만들려고 관리하는 상태는 아니다. 기존의 식습관이 좀 많이 망가져서, 건강 차원에서 운동을 하고 있다.

10. '조장풍'은 제작 환경이 좋아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등에서ᅠ응원을 받은 걸로 안다. 연기도 노동이라고 생각하나? 절대적인 예술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예술을 탄생시키기 위해서 하는 일련의 과정들이 다 노동이 아닐까. 내가 하는 노동이 무엇을, 어떤 가치를 추구하느냐에 따라서 결과물이 예술이 되기도 하고 다른 무엇이 되기도 한다. 예술도 결국은 결과물이다. 모두들 각자 나름의 가치 있는 무언가를 만들어내기 위해 노동을 하면서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10. 그러면 배우라는 직업인의 삶과 그 결과물들에 대해 만족하는 편인가?

늘 만족과 불만족이 왔다갔다 한다. 내 직업이 배우니까 당연히 남들처럼 그렇다. 각자 직업에 따라 상황에 따라 각기 다른 스트레스가 있다. 어떤 작품을 하느냐에 따라 신체적, 심리적으로 일 하는 게 힘들 때도 있다. 그런데 아직은 그런 힘듦이 절대 해소되지 않을 스트레스나 문제인 것 같진 않다.

10. '손 더 게스트' 후에는 힘들다고 대답했던데, '조장풍' 끝나고 나서는 어떤 상태인지 궁금하다.

더 힘들다. (웃음) 그 전의 피로가 누적이 된 상태다. 거의 쉬지 못하고 들어와서 체력적으로는 더 힘들다. 여유가 없어서 아직 다른 작품은 보지도 못했다. 며칠 쉬면서 그 다음 생각을 해봐야겠다.

10. 영화 '신과 함께' 때 재평가되고 '빛을 보고 있다'는 칭찬을 들으면서, 그 표현은 '커피프린스 1호점'과 '국가대표' 때도 들어봤다고 말했다. 이후 '손 더 게스트'를 지나 '조장풍'까지, 지금은 항상 그 이상을 보여주고 있다. 앞으로는 뭘 기대하면 좋을까?

그런 수식어가 나온다는 게 한편으로는 참 행복하고 즐거우면서도 '아직까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그랬다. (웃음) 그런데 또 그게 '아직까지 듣고 있으니 내가 젊은 건가?' 하는 느낌도 있었다. 요즘은 그런 소리를 들으면 ‘예전만큼 그렇게 젊어 보이나? 식상하지 않은 느낌인가?’ 해서 기분이 좋기도 했다. 촬영 끝났으니 좀 쉬고, 이제 더 잘해야겠다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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