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N 인터뷰] 호야에서 이호원으로
[TEN 인터뷰] 호야에서 이호원으로
  • 김하진 기자
  • 승인 2018.02.01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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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가수 이호원/사진=이승현 기자
솔로가수 이호원/사진=이승현 기자

스물여섯의 청년 이호원이 생각대로 사는 게 아니라 사는 대로 생각하고 있다고 스스로를 깨달은 건 지난해 초였다. 미국 LA로 여행을 갔는데, 타인의 눈치를 보지 않고 웃고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지나치게 스스로를 가두며 지내온 날들을 돌아봤다. ‘보다 를 먼저 생각하기로 했다. 지난해 6, 이호원은 2010년부터 몸담았던 그룹 인피니트에서 탈퇴했다. 2018, 이호원은 끝까지 포기할 수 없었던 두 가지를 할 계획이다. 자신이 작사, 작곡하고 안무까지 완성한 음악을 발표하고 팬들과 만나는 자리도 자주 만들 생각이다. ‘잃어도 좋다는 절실함이 이호원을 다시 반짝이게 했다.

10. MBC 월화드라마 투깝스에다 뮤지컬 모래시계까지, 바쁘지 않나?

이호원 : 바쁜 편이다.(웃음) 뮤지컬은 처음이어서 더 그런 것 같다. 다른 분들은 여유롭게 하는 것 같은데 아무래도 나는 더 긴장된다.

10. 체력관리는 어떻게 하나?

이호원 : 드마라가 시작되고 뮤지컬 연습을 하면서 구내염이 생겼다. 지금은 많이 좋아졌다. ‘투깝스를 촬영하면서 뮤지컬 연습도 해야 했을 땐, 매일 전쟁하는 기분이었다. 혹시 몸 상태가 안 좋아져서 무대 위에서 실수를 할까봐 조심스럽다. 집 화장실에 따뜻한 물을 틀어놓고, 수건 여러 장을 뜨거운 물에 빨아서 널어놓기도 한다. 잠도 잘 자고 공연 전에는 말도 아낀다.

10. 여러 뮤지컬 작품 중 모래시계를 선택한 이유는?

이호원 : 뮤지컬을 많이 보는 편은 아니었다. 춤이 중요한 소재가 되는 작품에 출연하고 싶었다. 몇 차례 뮤지컬 출연 제안을 받아도 마음의 준비가 돼 있지 않아서 선뜻 하겠다고 못했다. ‘모래시계는 창작 뮤지컬인 데다 우리나라 이야기여서 의미도 있고, 뭔가 부담 없이 잘 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노래도 약간 팝의 느낌이 있어서 편하게 부르고 들을 수 있을 것 같아 선택했다.

10. 경호원 역이라 액션 장면이 많던데 힘든 점은 없나?

이호원 : 무술 장면이 많아서 힘들긴 한데, 오히려 호흡이 차올라서 소리가 더 편하게 나오는 면도 있다. 어릴 때부터 여러 운동을 배웠다. 몸이 약해서 아버지가 운동을 해야 한다며 태권도부터 검도, 유도도 배우게 했다. 덕분에 운동신경이 좋아졌다. 중학교 때는 액션배우를 꿈꾸기도 했다.(웃음)

10. 이번에 확실히 배우게 된 것이 있나?

이호원 : 연기를 제대로 배워서 시작한 게 아니다. 지금까지 혼자 생각하고 결정 내렸다. 대사를 하면서 움직임이 있으면 계산해서 하는 건지, 그때 순간의 감정으로 하는 건지 궁금했다. 계산을 했는데, 어느 순간 너무 짜놓은 대로 하면 가짜인 건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계산 없이 해보기도 했다. 이번에 배운 건 무대 연기니까 작은 것 하나까지도 다 약속이 돼 있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짜놓는다고 해서 그게 가짜 연기가 아니라 정해놓은 상태에서도 진짜 감정을 넣어서 연기하는 선배들을 보면서 확신을 갖게 됐다.

솔로가수 이호원/사진=이승현 기자
솔로가수 이호원/사진=이승현 기자

10. ‘초인가족자체발광 오피스’, 이번 모래시계까지 출연작이 모두 청년들의 이야기라는 공통점이 있다. 특별히 애착을 갖고 있나?

이호원 : 생각이 많은 편인데 사회문제에 대해서 고민을 하게 되는 것 같다. 20대 초반에는 내 꿈이나 진로에 대해서만 생각했지만 이젠 시야가 넓어져서 다양한 사회문제들이 왜 생겼는지에 대해 고민한다. 취준생, 사회 초년생의 이야기는 친구들에게 많이 듣는다. 내가 음악방송에 나가느라 새벽 5시부터 대기해야 한다며 힘들다고 할 때, 친구들은 취업하기 어렵고 적은 월급이나 상사에 대한 불만을 털어놨다.

10. 친구들과는 완전히 다른 청년 시절을 보냈는데, 새로운 도전을 하기로 한 이유는?

이호원 : 사실 데뷔하고 직업에 대한 만족도가 굉장히 높은 편이었다. 고등학교를 자퇴하고도 후회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그런데 2년 전부터 문득 억울한 기분이 들었다. 친구들의 평범한 이야기가 갑자기 부러우면서 말이다. 이전까지는 그런 거 안 해도 내가 하고 싶은 일 하면서 팬들과 소통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생각이 변하더라. 잠도 안 자고 일하면서 얻은 건 많지만 이렇게 살아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시키는 걸 하는 데 익숙해졌던 것 같다. 스스로 해야 할 결정도 어느새 누군가의 뜻에 의해서 정해졌고···. 점점 내가 없어지는 느낌이었다. 고등학교를 그만둘 때의 저는 부모님의 말도 듣지 않고 스스로 결정하는 사람이었는데, 어느 순간 변해있는 나를 발견했다. 회의감도 느꼈고 그때부터 고민을 시작했다.

10. 결정이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이호원 : 좋아하는 음악은 알앤비(R&B) 장르다. 더 후회하기 전에 하고 싶은 걸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휩쓸려서 진짜 하고 싶은 걸 놓치지는 않았나, 생각대로 사는 게 아니라 사는 대로 생각하는 것 같아서 무서웠다. 연기는 그만둘 마음을 먹었는데, 음악은 포기를 못하겠더라. 10년 넘게 꿈꿨고, 그걸 위해서 지금까지 해온 건데 안 하고 끝내는 건 말이 안 되는 것 같았다. 한 번 사는 삶인데 누가 욕하지 않을까, 나쁘게 보지 않을까 생각하다 후회할 것 같아서 망하더라도 내가 정말 좋아하는 음악을 해보자고 마음먹었다.

10. 올해에는 이호원의 음악을 들을 수 있나?

이호원 : 올 상반기에 제가 직접 만든 음악을 발표할 거다. 정말 하고 싶은 걸 하려니 열 배는 더 힘들다.(웃음)

10. 호야에서 이호원으로 사는 성취감이 느껴진다.

이호원 : 이제는 모자, 마스크로 얼굴을 안 가리고 다닌다. 이전엔 뭔가자주 노출되면 안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지금은 길거리에서 인사도 하고, 한결 편해졌다.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다 없어져도 된다는 마음까지 먹었기 때문에 사소한 것도 감사하다.

10. 뮤지컬은 계속할 계획인가?

이호원 : 사실 시작했을 땐 애착도 없었고 부담감만 가득했는데, 연습하면서 깊이 있는 장르라는 걸 알았다. 노래와 연기, 춤 모두 세심하게 분석하고 깊이 있게 표현하는 걸 알고, 계속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회사에도 뮤지컬을 또 하고 싶다고 말했다. 콘서트를 하면 나를 좋아하는 사람들만 오는 거지만, 뮤지컬은 좀 더 다양한 이들에게 알릴 수 있다는 게 좋다.

10. 올해 활약이 기대된다.

이호원 : 착한 사람 콤플렉스 같은 게 있었나 보다. 이젠 다른 이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내 마음을 따라가려고 한다. 상반기 발표를 목표로 만든 곡도 그런 내용이다. 좋은 모습을 많이 보여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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