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준, 큰 파도를 준비하는 잔물결처럼
김혜준, 큰 파도를 준비하는 잔물결처럼
  • 김지원 기자
  • 승인 2019.05.01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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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 조준원 기자
 / 사진= 조준원 기자

5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배우 김윤석의 감독 데뷔작 ‘미성년’의 주인공이 된 김혜준. 아빠의 불륜 사실을 알고 엄마 몰래 사태를 해결하려는 고등학생 주리를 연기했다. 김혜준은 2015년 동성애를 다룬 웹드라마 ‘대세는 백합’으로 데뷔해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 ‘다시 만난 세계’ ‘최고의 이혼’ 등에 조연으로 출연했다. 최근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에선 류승룡의 딸인 중전 조씨 역을 맡았으나 어색한 연기가 논란이 됐다. 하지만 김혜준은 차분했다. 이러한 논란을 받아들이고 성장의 발판으로 삼고 있는 그를 만났다.

10. 주리 역에 뽑혔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기분이 어땠나?

지금까지 봤던 오디션 중 가장 편하게 나를 보여줬다. 감독님과 얘기하는 시간도 길었다. 됐다고 들었을 때는 너무 기쁜 나머지 맥이 풀렸다.

10. 오디션은 어떻게 봤는지 궁금하다.

2차 오디션 때는 당일 받은 대본으로 주리 역과 윤아 역(극 중 주리 아빠의 불륜 상대의 딸이자 같은 학교 동급생)을 모두 준비했다. 둘 중 하나의 캐릭터를 정해서 오디션을 본 건 아니었다. 심층면접에서는 시나리오를 준 다음에 캐릭터와 영화에 대한 대화를 했다. 4차 오디션에서도 두 캐릭터 다 준비해서 즉흥적으로 다른 오디션 참가자들과 역할을 바꿔가면서 연기했다.

10. 주리의 매력은?

평범하고 여린 것 같지만 강해보였던 윤아가 약해질 때 그를 이끌고 가는 단단함이 멋있다. 마지막까지 어른들에게 일침을 가한다.

10. 캐릭터를 어떻게 준비했나?

아빠 대원과 딸 주리의 대사를 실제로 아빠와 해봤다. 엄마도 거들었다. 그러면서 평소에 넘겼던 아빠와 나의 관계에 대해서도 다르게 생각해볼 수 있었다. 그리고 고등학생 때 했던 생각과 행동을 다시 떠올려봤다. 실제로 다녔던 여고에도 다시 가보고, 고등학생 친구들이 오가는 모습을 보면서 기운도 받았다.

10. 김윤석 감독이 배우로서 그동안 연기한 캐릭터가 대부분 강렬했다. 무섭진 않았나?

우리 아버지 성함도 김윤석이다. 그래서 우리집에선 김윤석 감독님 이미지가 친근하다. 시사회 때 두 분이 만나서 서로 “김윤석입니다”라고 인사하기도 했다.(웃음) 대선배라서 존경하기도 하고 겁먹기도 했지만 다른 분들보다는 좀 더 먼저 다가갈 수 있었던 것 같다.

10. 연기를 잘하는 감독 앞에서 연기해야 한다는 걱정은 없었나?

의지할 수 있는 분이 계시니까 오히려 더 믿을 수 있었다.

10. 현장에서 김윤석 감독이 지도하는 스타일은 어떤가?

영화를 보면서 감독님이 디테일하다는 걸 알았다. 현장에서도 배우들이 마음껏 움직일 수 있게 열어둔다. 내가 캐치하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강요하지 않고 조언해줬다. 놀랍게도 그게 다 들어맞았다.

10. 뛰어난 연기력을 자랑하는 염정아, 김소진과 호흡을 맞춘 소감은?

공기까지 눌러버리는 집중력에 놀랐다. 내가 나오지 않는 장면을 촬영할 때도 자주 가서 모니터링했는데, 모니터와 선배들이 있는 곳의 거리가 떨어져 있어도 그 힘이 엄청나다는 게 느껴졌다. 작은 숨소리 하나까지 들리는 듯했다. 그 집중력을 본받고 싶다.

10. 영화에서는 염정아가 엄마로 나온다. 드라마 ‘SKY 캐슬’에서 염정아의 극 중 딸로 출연했던 배우 김혜윤이 영화에서 주리의 친구다. 공교롭게 둘 다 염정아의 딸을 연기하게 됐는데, 이에 대해 얘기를 나눈 적이 있나?

‘SKY 캐슬’ 1~2회를 보다가 혜윤이 염정아 선배님의 딸로 나오길래 이게 무슨 일이냐며 카톡을 했다.(웃음) ‘SKY 캐슬’을 정말 재밌게 봤는데, 좋은 드라마를 만들어줘서 고맙다고 연락했다. 영화 시사회에도 왔는데 아쉽게 얼굴을 못 봤다.

10. 이번 영화도 그렇고 드라마 ‘킹덤’ 등 데뷔 후 연이어 큰 작품에서 좋은 선배 배우들과 연기하게 돼 부담스럽지 않았나?

좋은 부담감이 있다. 기라성 같은 선배들과의 촬영은 현장에 나가는 것부터 배움이다. 큰 복이라고 생각한다.

10. ‘킹덤’으로 연기력 논란이 있었는데.

매 순간 최선을 다했지만, 사극이 처음이어서 부족했던 것 같다. 그런 얘기를 듣고 내 연기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도 가졌다. 아쉽고 속상하기도 했지만 ‘미성년’을 선보였을 땐 어떤 반응이 있을지 담담하게 기다렸다. 이런 시간을 통해서 더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10. 연기는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처음에는 부모님이 반대하셨다. 고3 때 대입을 준비하면서 진로를 정해야 하지 않나. 그 때 말하지 않으면 평생 후회할 것 같아서 세게 말했다. 엄마가 성적을 올려오면 연기학원 상담을 받게 해주겠다고 했다. 그 후로는 착착 진행됐다.

10. 중학생 때 걸그룹을 꿈꿨다던데?

아주 잠깐이었고 바로 접었다.(웃음) 학교에서 장기자랑을 하면 반마다 한 팀씩 나가지 않나. 끼가 있는 건 아니었는데 그 팀에 꼭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좀 신기하다. 부끄러운데 무대에 안 올라가면 또 좀 섭섭한 기분이었던 것 같다.

10. 왜 연기가 하고 싶었나?

특정 작품을 보고 연기를 해야겠다고 생각한 건 아니었다. 배우가 되겠다는 것보다 연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컸다.

10. 다른 직업을 생각해본 적은?

지금까지는(없다). 사실 대학교 들어가서는 기가 좀 죽었다. 잘하는 애들이 모이는 곳이니까. 나도 나름 학원에서 잘한다는 소리를 들었는데 말이다. 연영과 입시를 준비할 때부터 연기도 좋지만 연극심리치료에도 관심이 많았다. 그걸로 부모님을 설득하기도 했다. 그 분야를 생각해본 적이 있긴 하지만 활동을 시작한 후에는 연기를 하는 데만 집중했다.

10. 해보고 싶은 캐릭터가 있나?

영화 ‘블랙 스완’에서 나탈리 포트만이 연기한 니네 세시어스 같은 캐릭터. 인간의 본질을 뚫고 들어가는 걸 경험해보고 싶다. 아직은 못 해본 게 더 많다.

10. 배우로서 자신의 장점은?

평범함. 튀거나 화려한 스타일이 아니다. 그래서 오히려 하나의 이미지로 국한되지 않을 것 같다.(웃음)

10. 앞으로의 포부가 궁금하다.

연기에 대한 초심과 뜨거움을 잊지 않고 열심히 노력하는 배우가 되겠다. 좋은 배우보다 좋은 사람이 먼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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