섀도우무브 이여진 디자이너 “깔끔하고 예쁘면서도 편한 구두로 세계시장 공략”
섀도우무브 이여진 디자이너 “깔끔하고 예쁘면서도 편한 구두로 세계시장 공략”
  • 태유나 기자
  • 승인 2019.02.18 16: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섀도우무브' 이여진 디자이너 / 사진=이승현 기자
'섀도우무브' 이여진 디자이너 / 사진=이승현 기자

구두 디자인을 전문적으로 배우지도, 미술을 전공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수많은 구두를 보며 디자인 감각을 익혔고 화려하고 독특한 색감을 더해 그만의 구두를 만들었다. 구두에 대한 애정 하나로 브랜드를 출시했다. 각자의 발에 딱 맞는 신발을 주문 제작해주는 오더메이드(order made)’ 방식으로 브랜드의 정체성까지 완성했다. 맨땅에 헤딩 같은 도전이었지만 노력과 끈기로 극복했다는 그녀, 디자이너슈즈 브랜드 섀도우무브(SHAADOWMOVE)’의 이여진 디자이너를 만났다.

브랜드에 담긴 뜻이 궁금하다.

여성들이 구두를 신고 걸어갈 때 생기는 그림자의 모습에서 영감을 얻었다. 걸을 때마다 움직이는 그림자의 선과 모양이 아름다워 섀도우무브로 짓게 됐다.

어렸을 때부터 구두에 관심이 많았나?

어렸을 때 한국무용을 전공하면서 자연스럽게 각선미를 중요하게 여겼다. 어머니 역시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나에게 구두를 신고 다니라고 할 정도였다. 구두는 나에게 떼어놓을 수 없는 존재다.

무용을 전공하다 구두 디자이너로 전향한 건가?

무용을 그만둔 후 웨딩 디렉터로 9년 정도 일했다. 그 뒤에는 소소하게 온라인 마켓을 시작했다. 내가 좋아하는 옷과 구두, 가방들을 개인 블로그에서 판매했다. 그 때 인연을 맺게 된 수제화 거래 업체 사장님이 제안을 했다. 감각이 있는 것 같은데 개인 브랜드를 출시해보지 않겠느냐며 공장을 연결시켜 줬다. 하지만 바로 뛰어들지는 못했다. 디자이너도 아니고 전문적으로 공부한 적도 없기 때문이다. 1년 정도 고민하다 용기를 내서 시작하게 됐다.

브랜드를 출시하기까지 어려움이 많았을 것 같은데?

맨땅에 헤딩이었다.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무작정 시작하는 거였으니까. 하하. 처음에는 닥치는 대로 책도 보고, 발로 뛰어 가며 참고할 만한 디자인의 구두들을 전부 스크랩했다. 그걸 참고해서 좀 더 창조적인 디자인으로 변형하려고 노력했다. 구두 굽 모양도 여러 곳에서 영감을 얻었다. 의자의 다리 모양이나 계란이 터진 형체에서 기발한 아이디어가 생각나기도 했다. 그렇게 디자인이 완성되면 공장 사람들과 상의를 거쳐 제작에 들어갔다. 그렇게 하나하나 만들어 브랜드를 출시할 수 있었다. 지금 생각해 봐도 무모한 도전이었다. 하하.

'섀도우무브' 이여진 디자이너 / 사진=이승현 기자
'섀도우무브' 이여진 디자이너 / 사진=이승현 기자

 

구두를 제작할 때 가장 중요시하는 건 뭔가?

편안함이다. 모양이나 색감도 중요하지만 아무리 아름다운 구두라도 편하지 않으면 오래 신을 수 없다. 실제로 불편한 구두들은 40분 이상 걷기 힘들다. 그래서 나는 아름다우면서도 편안한 구두를 만드는 데 가장 주력하고 있다.

편안한 구두라는 걸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있나?

자신의 발에 딱 맞는 구두가 가장 편안한 구두다. 옷도 직접 입어봐야 사이즈와 촉감을 제대로 알 수 있듯이 구두도 직접 신어보고 걸어봐야 딱 맞는 걸 찾을 수 있다. 구두는 사이즈도 다양하고 발볼, 발등, 발가락 길이도 사람마다 다 다르다. 이런 다양한 조건들을 고려해 오래 신어도 불편함이 없는 굽의 각도, 구두 모양의 넓이 등을 맞춰 제작한다. 그래서 나는 구두가 제작되면 무조건 신어보고 걸어본다. 조금이라도 불편하거나 쓸리거나 딱딱하면 편안해질 때까지 수정한 뒤 마무리한다. 물론 내 발에 편하다고 해서 모든 사람에게 다 편할 수 없다. 그래서 오더메이드(order made)’로도 주문을 할 수 있도록 해 최대한 개개인의 발에 딱 맞는 구두를 제공하려 노력한다.

오더메이드의 경우 매장에 직접 방문해서 주문하나?

온라인으로도 가능하다. 일반적인 구두 옵션은 사이즈, 색상, 굽 높이 정도다. 섀도우무브는 발등과 발볼 옵션도 추가로 선택할 수 있다. 발볼을 넓히고 싶거나 발등 부분을 높이고 싶은 사람들이 선택하면 된다. 물론 더 구체적인 요구사항이 있을 수도 있다. 그런 경우에는 따로 요청사항을 적으면 된다. 어떤 고객은 종이에 발을 그려 길이를 재서 보내주신 분도 있다.(웃음) 완벽하게 딱 맞을 수는 없겠지만 지금까지 불편하다고 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섀도우무브' 이여진 디자이너 / 사진=이승현 기자
'섀도우무브' 이여진 디자이너 / 사진=이승현 기자

 

전체적으로 깔끔한 디자인에 화려한 색감이 돋보인다.

내가 추구하는 방향이 디자인은 깔끔하면서도 색감이 예쁜 구두다. 색감을 익히는데 가장 좋은 방법이 꽃과 나무를 많이 보는 것이다. 나는 꽃이 가지고 있는 수많은 색상들을 구두에 입힌다. 채도와 명도에 따라서도 느낌이 달라지기 때문에 페인트 회사에 가서 눈으로 직접보고 색 이름을 외우며 공부하기도 했다. 개인적으로는 무채색보다 원색을 좋아하고 대비되는 보색을 조합하는 걸 좋아한다.

작년에 2회 누보 크레아터르 살롱에 참여했던데.

프랑스 담당 직원이 우연히 한국에 왔다가 섀도우무브 관련 기사를 보고 연락을 줬다. 사무실로 와서 구두를 확인하고 사진을 찍어서 프랑스 지사에 보냈는데 처음에는 탈락했다. 색감은 좋았는데 스타일이 너무 단조로워서였다. 그 후 새로 나온 독특한 스타일의 F/W 디자인들을 찍어서 보내드렸더니 맘에 들어 해서 참여할 수 있게 됐다. 아마 올해에도 참여하지 않을까 싶다.(웃음)

처음 해외 시장 진출이었다. 배운 것도 많았을 것 같은데?

물론이다. 처음에는 유명한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겁을 먹었다. 그런데 그 곳에서 인정을 해주고, 주문이 들어오니 너무 기뻤다. 무엇보다 좋았던 건 전문가들이 내 구두를 보고 문제점을 지적해 주는 것이었다. 마감처리를 어떻게 하는 게 더 좋을지, 어떤 점이 좋고 나쁜지를 객관적으로 평가해줬다. 그 후 한국에 돌아와 밑창도 개발하고, 마감처리 방식도 바꿨다. 그 때 그런 말들을 듣지 않았다면 발전이 없었을 것 같다.

섀도우무브의 최종 목표는?

디자인을 배워본 적 없는 내가 구두브랜드를 출시한다는 것 자체가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그래서 작년 목표는 그런 틀을 깨고 브랜드 이름을 조금이라도 알리자는 거였다. 운 좋게 작년에 많은 셀럽들이 알아주고 찾아줘서 생각했던 것보다 브랜드를 더 알릴 수 있었다. 앞으로의 목표는 섀도우무브가 국내 시장에서 좀 더 대중적으로 녹아들고, 해외 시장까지 진출하는 것이다. 국내 브랜드를 넘어 세계적인 브랜드로 키우는 게 최종 목표다.

디자이너 이여진의 개인적인 꿈은 무엇인가?

지금 당장 이뤄질 순 없겠지만 직원들도 더 들어오고 브랜드가 안정적으로 운영되면 세계를 돌아다니며 여행하고 싶다. 나는 디자이너로 살고 싶지 돈을 버는 장사꾼이 되고 싶지는 않다. 여행을 다니면 배우는 게 너무 많다. 영감이 떠오르면 디자인을 하고, 제작을 하며 자유롭게 살고 싶다. 그리고 나처럼 디자인을 공부한 적도 없고, 여유도 없는 친구들을 도와주고 싶다. 맨땅에서 시작하는 게 얼마나 힘든지 내가 고생해 봐서 잘 안다. 열정은 있는데 방법을 모르는 친구들을 키우고 싶다. 성공한 만큼 베풀 줄도 알아야 하지 않나. 물론 아직 성공했다고 할 만한 수준은 아니지만(웃음)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시 중구청파로 463 한국경제신문사 1층
  • (주)코리아엔터테인먼트미디어
  • 제호 : 텐스타매거진
  • TEL : 02-3148-1010
  • FAX : 02-3148-1012
  • 사업자등록번호 : 117-81-82352
  • 통신판매신고번호 : 제2013-서울중구-0064호
  • 잡지사업신고번호 : 서울 중.라00439
  • 등록번호 : 서울 아 00860
  • 등록일 : 2004-08-12
  • 발행일 : 2017-05-01
  • 대표이사 겸 발행인 : 유정우
  • 편집인 : 서화동
  • 개인정보책임자 : 김정호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미정
  • Copyright © 2019 텐스타매거진. All rights reserved.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