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재진 진병원 원장 “남과의 비교가 마음의 병 유발...스스로 행복하세요”
양재진 진병원 원장 “남과의 비교가 마음의 병 유발...스스로 행복하세요”
  • 태유나 기자
  • 승인 2019.02.14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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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진 진병원 원장 / 사진=이승현 기자
양재진 진병원 원장 / 사진=이승현 기자

지난해 정신건강의학과를 찾은 환자는 177만 명에 달했다. 그 중 50만 명 이상이 우울증을 호소했고, 수면장애와 불안장애에 시달리는 사람도 20만 명에 육박했다. 마음병을 앓는 사람이 왜 이렇게 많을까.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인 양재진 진병원 대표원장은 남과 비교하는 데서 불행이 시작된다고 강조한다. 아무리 부유하고 풍족해도 스스로 만족하지 못하면 행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양 원장에게 마음의 병을 다스리는 법을 물었다.

현대인들은 왜 마음의 병을 많이 앓고 있나?

SNS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을 것 같다. 예전에는 자신의 지위나 행복의 기준이 주관적이었으나 요즘은 SNS을 통해 실시간으로 자신의 위치를 느끼게 된다. SNS에서 잘 생긴 사람, 성공한 사람들을 보면 상대적 박탈감이 들게 된다. 사실 그런 정보를 제공하는 사람들도 막상 행복한 건 아니다. 남들에게 자기를 보여주고 싶은 욕구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우울증에 걸린다. 절대적인 스트레스의 양적 증가도 마음병을 유발하는 원인 중 하나다. 지금은 예전에 비해 정보의 양이 너무 많고 유입 속도도 빠르다. 사람의 뇌는 컴퓨터와 비슷해서 받아들이고 해결할 수 있는 양이 정해져 있다. 따라서 너무 많은 양의 정보들은 엄청난 스트레스로 작용해 정신 질환을 일으키는 요인이 된다.

과거에 비해 병원을 찾는 환자도 많이 늘었다.

정신 질환을 일으키는 요인이 증가한 탓도 있지만 스스로 정신 질환을 알게 된 이유도 크다. 예전에는 공황장애가 뭔지 일반인들은 잘 몰랐다. 하지만 요즘은 연예인이나 유명인들이 공황장애를 겪고 있음을 밝히면서 알려지기 시작했다. 우울증도 마찬가지다. 예전에는 우울증 증상들이 질환이라는 걸 몰랐기에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많지 않았다. 정신 질환도 다른 신체적 질환과 똑같다. 전문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

우울증에는 다양한 증상들이 있는데 어떻게 진단하나?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수많은 증상 중에서 어떤 것이 우울증에 해당하고 어느 정도인지 판단하게 된다. 우울증은 크게 기분증상, 신체증상, 인지증상으로 나눌 수 있다. 이유 없이 불안하고, 눈물이 많아지고, 의욕이 없어지는 것 등이 기분증상다. 신체증상으로는 불면증과 과다수면이 있다. 자려고 하면 오만 가지 생각이 들고, 악몽도 자주 꾼다. 식욕이 줄거나 늘기도 하고, 이유 없는 몸의 통증이 동반되기도 한다. 몸이 너무 아픈데도 검사를 받으면 신경성, 스트레스성이라 별다른 문제는 없다고 하는 경우다. 인지증상으로는 부정적 사고의 방출, 죄책감, 단기기억력 손실 등이 있다. 그래서 간혹 우울증과 치매가 헷갈리는 경우도 있다.

마음의 병이 실제 통증으로 이어지기도 하나?

사람의 통증에는 실제로 신체 질환에 의한 통증과 만들어낸 통증이 있다. 스트레스와 우울증으로 인해 통증은 뇌에서 만들어낸 가상의 통증을 느끼는 거다. 팬텀 림(phantom limb)이라는 말이 있다. 팔과 다리가 절단됐는데도 아직 그 자리에 있는 것처럼 통증을 느끼는 것이다. 스트레스로 인한 통증 역시 같은 맥락이다.

약물 외에는 우울증을 치료할 방법이 없나?

우울증은 기본적으로 신경전달물질의 균형이 깨진 상태다. 따라서 70% 이상이 약물로 치료한다. 뇌 안의 깨진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는 약을 복용해야 한다. 상담 치료는 우울증이 어떤 병인지 환자에게 알려주고 약을 잘 먹게 만드는 재발 방지 치료다. 환자의 자존감이 낮아진 상태여서 상담만으로는 제대로 치료하기 힘들다. 약물 치료 후 상담 치료를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리고 우울증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주변 사람들의 도움도 중요하다.

양재진 진병원 원장 / 사진=이승현 기자
양재진 진병원 원장 / 사진=이승현 기자

 

치료가 필요한데도 정신과에 가기를 꺼리는 사람들이 많다.

유럽에서는 귀족들만이 정신분석을 받을 수 있었고, 서민들은 받고 싶어도 그럴 수가 없었다. 귀족들에게 정신과 주치의는 돈의 상징이기도 했다. 우리나라에 정신과가 들어온 지 채 100년이 안 됐다. 일제강점기에 처음 들어왔는데 일반 사람들은 존재조차 몰랐다. 아직까지도 우리나라 사람들은 정신과 환자들을 정신병자로 취급하는 경향이 있다. 우울증, 불면증 등은 신경적 요인에 의한 질환일 뿐이며 치료를 받으면 해결 되는 문제다. 그런데도 병원이 부담스럽고 싫어서 점집을 찾아가거나. 상담센터를 찾아가는 사람이 많다.

의사로서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행복의 반대는 불행이 아니라 비교다. 내 삶의 가치, 내 인생에 대해 평가를 내릴 수 있는 건 자신밖에 없다. 스스로 비교와 평가에 현혹되지 않았으면 한다. 내가 오롯이 내 삶을 살 수 있어야 행복해 질 수 있다. 나는 환자들이 주체적 삶을 살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마음의 병은 가만히 있는다고 나아지지 않는다. 마음의 병 역시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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