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드렁큰타이거
굿바이, 드렁큰타이거
  • 우빈 기자
  • 승인 2018.12.28 17: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마지막 앨범을 발표한 드렁큰타이거/ 사진제공= 필굿뮤직
마지막 앨범을 발표한 드렁큰타이거/ 사진제공= 필굿뮤직

타이거JK가 드렁큰타이거로는 마지막 앨범인 정규 10'Drunken Tiger X : Rebirth Of Tiger JK'를 발표했다. 자기 음악의 정체성에 따라 한국 힙합계의 상징과도 같았던 드렁큰타이거를 내려놓은 것이다. 하지만 내려놓음은 끝이 아니라 또 다른 길을 개척하기 위한 타이거 JK의 시작이다.

10. 정규 10집에 30곡이 수록됐다. 보기 드물게 꽉 찬 앨범이다.

타이거JK : 앨범을 만들 때 이번이 드렁큰타이거의 마지막 앨범이니까 꽉 채워야겠다고 생각한 건 아니었다. 드렁큰타이거의 음악과 타이거JK의 음악은 성격이 조금 다르다. 나의 짓궂고 지질한 성격이 담긴 노래를 들으면 반감을 갖거나 오해를 하는 분들도 있더라. 그래서 2CD로 성격을 나눠야겠다고 생각했다. CD 1은 완전 힙합이다. 드렁큰타이거의 코어 팬을 위한 앨범이다. 사실 4CD로 하려다가 민폐가 될까봐 노래를 많이 뺐다. 하하.

10. 빼놓은 노래는 어떻게 할 건가?

타이거JK : 잘 다듬어서 팬들에게 깜짝 선물을 해주고 싶은데 고민이 많다. 사실 시리즈물로 나갈까 생각도 했다. 할리우드에서는 많이 하지 않나. 우선 이 앨범이 얼마나 성공하느냐에 따라 정해지지 않을까.

10. 혹시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타이거JK : 없다. 외국 아티스트와 작업한 음악이 많은데 앨범에선 제외했다. 팬들을 위해서 영어 작업물은 빼고 드렁큰타이거만 쓰는 단어들을 선택해서 작업했다. 특유의 구수한 냄새가 있지 않나. 멜로디가 많이 들어가서 듣기 쉬운 노래도 뺐다. 차트에 들어갈 수 있는 대중적인 노래는 놔둘 걸 그랬다. (웃음)

10. 해외 반응이 엄청나다. 방탄소년단 RM과 협업한 타임리스(Timeless)’26개국 아이튠즈 차트 1위를 차지했다. 특히 미국 아이튠즈 힙합차트에서도 1위를 했다.

타이거JK : 정규 10집을 구상할 때 진짜 내 팬을 위한 앨범을 하고 싶었다. 근데 유통 전문가가 통계 분석을 해 와서는 타이거JK를 따르는 30대 소비계층이 40%가 넘는다. 이건 기형적이다. 근데 이 소비계층은 죽은 소비계층이니 좋아하지 말라라고 말했다. 내게 팬은 있지만 그들이 CD를 사주지 않으니 10대에 맞춰서 노래를 만들라는 뜻이었다. 너무 불쾌하고 화가 나서 이번 앨범은 팬들을 위해 정말 작정하고 만들었다. ‘너는 안 된다는 말을 들었는데 난 결국 됐다.

10. 방탄소년단 RM과 작업은 어땠나?

타이거JK : RM5년 전 유닛 그룹 MFBTY를 만들면서 만났다. RM과 힙합에 대해서 자주 대화를 나눴다. '부끄부끄' 피처링에 참여해주기도 했고 드렁큰타이거의 마지막 앨범에 대해 처음으로 들은 친구다. 그때 같이 하자고 말했다. RM과 함께 대중적인 비트의 노래를 하면 이슈가 될 걸 알지만 나와 RM이 추구하는 음악을 택했다. 성적이나 차트에 상관없이 우리가 좋아하는 걸 해보자는 마음이었다. '타임리스'는 가장 독특한 동시에 오리지널 힙합이다.

10. 방탄소년단 RM과 인연이 깊다. RM은 어떤 래퍼인가?

타이거JK : 래퍼 RM은 가사도 잘 쓰고 곡에 대한 이해도도 높다. 진심과 열정, 거기에 실력도 뛰어나다. '부끄부끄' RM은 좀 더 와일드한 면이 있었다. 곡을 해석하는 게 훨씬 성숙해진 것 같다. 인간 RM은 한 마디로 정말 '된 사람'이다. 이번에 함께 작업한 곡 '타임리스'의 가사를 보면 마지막에 'Dad'라고 하면서 끝난다. 나를 '아빠'라고 표현한 것이다. 사실 그렇게 자기를 낮출 필요가 없는 사람인데 고맙게도 그렇게 표현해줬다. 지금 해외에서는 그 'Dad'라는 단어 하나가 난리다.

10. 축하 인사를 많이 받았을 것 같은데.

타이거 JK : 해외에서 유명한 언더 래퍼들이 진짜 대박 힙합곡이 나왔다고 연락이 왔다. RM 덕을 봤다고 할 수도 있지만 우리 둘이 유행 따라 만든 곡이 아니라 힙합의 황금기 시절 색깔이 가득한 곡으로 1위를 해 더 기쁘다. 지누션의 션이 형이 아직 힙합을 고집하고 있어서 반갑고 고맙다는 문자를 해줬다. DM(Direct Message)으로도 감동의 메시지가 많이 온다. 나도 그렇지만 드렁큰타이거의 힙합에 대한 소중한 추억을 가진 분들이 참 많다는 걸 알았다.

10. 피처링에 응해준 동료들에게 남다른 감정이 생겼을 것 같다.

타이거JK : 그렇다. 사실 내가 바라는 건 피처링 그거 하난데 그것만 안 된다고 하니까 스트레스를 받았다. 섭섭한 마음보다 스트레스가 컸다. 그래서 바쁜 일정에도 시간을 내준 RM이나 버논, 은지원, 김종국, 하하, 데프콘 등 여러 후배들에게 고맙다.

마지막 앨범을 발표한 드렁큰타이거 / 사진제공= 필굿뮤직
마지막 앨범을 발표한 드렁큰타이거 / 사진제공= 필굿뮤직

 

10. 타이거JK의 노래 가사들은 심오하다. 마치 암호풀이를 하는 것 같다.

타이거JK : 예전 힙합계에서는 그런 것들이 확실해야 했다.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이 가사의 의미였기 때문에 그 부분에 중점을 뒀다. 10집에서 내가 정해놓은 콘셉트는 시간 여행이었다. 미래에서 와서 이 문화를 심어놨기 때문에 이 노래들을 올드하다고 할 수 없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10. 타이거 JK는 필굿뮤직의 리더이기도 하다. 아티스트로서 타이거 JK와 다른 점이 있다면?

타이거JK : 제작자로서는 스트레스가 굉장히 많다. 아티스트가 아닌 다른 전문가들의 분석을 듣고 거기에 기대면 밋밋한 음악이 나오는 것 같다. 전문가들의 분석을 듣지 말자고 하면 또 많은 사람들이 걱정하고 조언한다. 나는 음악 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더 이해해주고 싶다. 제작자의 타이거 JK는 돈키호테 같다.

10. 그럼에도 제작을 계속하는 이유는?

타이거JK : 팔자다. (웃음) 아내 윤미래도 나도 하고 싶은 게 음악이고 그걸 하면서 살 팔자인 것 같다. 소속 가수 중 마샬과 주노플로는 나랑만 하겠다고 찾아온 친구들이다. 시작을 했으니 마무리까지 책임져야 하지 않겠나. 내 레이블에 대한 자부심 하나로 하고 있다.

10. 드렁큰 타이거는 어떤 의미인가?

타이거JK : 의미는 없다. 내 팬들은 유행을 따라가는 사람이 아니라 유행을 만드는, ‘을 아는 멋진 분들이었다. 새로운 것을 만드는 사람들과 함께 했다는 것에 감사할 뿐이다. 그것의 마지막 앨범은 그래서 의미가 있다.

10. 앞으로 무엇을 위해 음악을 할 예정인가?

타이거JK : K(Korean Hip Hop). 나는 또 다른 문화의 시초가 될 거다. K팝은 K팝의 장르로 수출되고 있지 않나. 이제 한국의 힙합도 세계적인 장르로 자리 잡으면 멋지지 않을까. 미국 본토를 흉내 내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만든 걸 거꾸로 수출하는 것이다. 나는 K합의 승산이 있다고 생각한다. 방탄소년단도 성공할 줄 아무도 몰랐다. 누구와 경쟁을 하는 게 아니라 나의 포트폴리오에 남길 수 있는 하나가 더 생긴다면 멋지게 박수 받으며 살 수 있지 않겠나.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시 중구청파로 463 한국경제신문사 1층
  • (주)코리아엔터테인먼트미디어
  • 제호 : 텐스타매거진
  • TEL : 02-3148-1010
  • FAX : 02-3148-1012
  • 사업자등록번호 : 117-81-82352
  • 통신판매신고번호 : 제2013-서울중구-0064호
  • 잡지사업신고번호 : 서울 중.라00439
  • 등록번호 : 서울 아 00860
  • 등록일 : 2004-08-12
  • 발행일 : 2017-05-01
  • 대표이사 겸 발행인 : 유정우
  • 편집인 : 서화동
  • 개인정보책임자 : 김정호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미정
  • Copyright © 2019 텐스타매거진. All rights reserved.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