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무휴’ 김재경, 한 땀 한 땀 쌓아올린 진심
‘연중무휴’ 김재경, 한 땀 한 땀 쌓아올린 진심
  • 유청희 기자
  • 승인 2018.12.27 16: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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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재경 /사진= 나무엑터스 제공
배우 김재경 /사진= 나무엑터스 제공

 

그룹 레인보우 출신 김재경의 별명은 취미 부자. 레인보우 공백기가 길어지자 시간을 잘 쓰기 위해 취미를 만들었다. 최근에는 MBC ‘배드파파촬영 중 대기 시간에 새로운 취미활동을 시작했다. 뜨개질이다. 인터뷰가 시작되기 전에도 김재경은 진지한 얼굴로 뜨개질을 하고 있었다. 무지갯빛 장갑을 만들 거라고 했다. 공백기 이후 지난해만 세 편의 작품에 출연한 그에게 연기 인생을 뜨개질에 비유해 묻자 이렇게 말했다. “어떤 실과 바늘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결과물이 확연히 달라져요. 저는 이제 막 실과 바늘을 정한 상태예요. 이제 어떤 길을 가야 할지 알 것 같아요.” 

10. ‘배드파파끝나고 뭐했나?

종방연 이후 쉴 수 있는 날이 딱 하루 있었다. 승마를 배우러 갔다. 다녀와서 장렬하게 뻗었다. 승마는 큰 동물과 교감하고 싶어서 시작했는데, 정말 매력적이다.

10. 몸 쓰는 걸 좋아하나 보다. 에이스 형사 차지우로 활약한 소감은?

장혁 선배에 비하면 작은 액션이었다. 연기에 도전한 이후 처음부터 끝까지 나오는 배역을 따낸 게 처음이었다. 다른 작품은 모두 3~4회 특별출연 느낌이었다. 하루하루 출근하는 게 행복했고, 캐릭터의 처음과 끝이 다 달라서 좋았다. 비록 한 장면 찍고 퇴근하더라도 밖에 나가는 것만으로 좋았고, 나에게 큰 의미를 줬다. 대선배들과 호흡을 맞춘 것도 특별한 경험이었다.

10. 차지우 캐릭터를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고 들었다.

형사라서 날렵한 느낌을 주고 싶었다. 머리를 짧게 잘랐고, 탄수화물과 당분을 일체 끊었다. 레인보우 멤버들도 내가 머리 자른 건 처음 봤다. “왜 진작 안 잘랐느냐고 하더라, 하하. 옷차림도 신경 썼다. 보통 협찬사에서 옷을 받는데 거기에는 예쁜 옷과 새 옷밖에 없었다. 집에 있는 무릎 나온 운동복, 목 늘어진 티셔츠, 밑창 떨어진 신발을 갖고 왔다. 반 이상이 내 옷이었다. 처음 오디션을 잡고 인물 설명을 봤을 때부터 지우가 머릿속에 선명하게 그려졌다. 감독님 앞에서 의상 콘셉트를 시작으로 좌악 프레젠테이션을 했는데, 장혁·정인기 선배와 호흡하면서 지우가 더 입체적으로 살아났다

10. 차지우는 예쁜 캐릭터와는 거리가 멀다. 그런데도 배우로서 끌렸던 이유가 있다면?

지우는 평소 외적으로 많이 안 꾸미는 모습들도 나와 닮았다. 이제까지 내가 연기한 캐릭터들은 대부분 화려했다. ‘라이프 온 마스’(OCN)는 장르물이었지만 말숙이(김재경)만 화장품 외판원이라 통통 튀었다. ‘우리가 만난 기적’(KBS2)에서는 죽음의 신 마오 역을 맡았는데 화장이 화려했다. 오래 전에 했던 JTBC ‘마담 앙트완에서는 한물간 톱스타 역이라 아주 화려했다. ‘우리가 만난 기적’ ‘라이프 온 마스전에 작품이 계속 없었던 이유가 계속 오디션에 낙방해서였는데, 그 때에도 화려하거나 아이돌 출신 배역이 주로 들어왔다. ‘이게 내 한계일까라고 생각하던 중 배드파파차지우를 만났다. 이 역할을 꼭 해내고 싶었고, 기존의 내 캐릭터를 깨보고 싶은 도전 욕구가 컸다.

10. 원하던 차지우 역할을 잘 해냈다고 생각하나?

부족함을 많이 느꼈지만 배드파파라는 오케스트라 안에서 내 소리가 튀지는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사실 이전부터 운 좋게 여러 작품을 할 수 있는 경험이 있었다. 그런데 책임감으로 그 작품을 마무리 지었던 적이 많았다. 레인보우 때는 '팀을 위해 이걸 잘 해내야해'라는 부담감이 있었고, 연기에 흥미를 느끼기 시작했던 때에는 뭐라도 해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끝까지 갔다. 그런데 이번 작품은 모든 걸 싹 다 내려놨다. 아쉬운 것도 많지만, 여러 배우들과의 호흡을 통해 시야가 넓어졌다고 생각한다.

배우 김재경 /사진= 나무엑터스 제공
배우 김재경 /사진= 나무엑터스 제공

10.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오늘만 살자가 좌우명이라서 의료실비보험에 들지 않았다고 하던데.

그렇다. 아직도 실비보험이 없다. 추천 받은 상품은 한 달에 20~30만원이 든다는데 1년치를 생각해보니 너무 비쌌다. 지난 몇 년간 병원에 간 게 다섯 손가락에 꼽을 정도이고, 병원에 자주 가는 것도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도 타인에게 함부로 권할 수는 없는 게, 나는 가족 중에 의사가 있고 예전에 건강 프로그램인 비타민에 자주 나가서하하하. 그때 검사를 많이 받아서 필요성을 못 느끼는 것 같다

10. ‘오늘만 살자는 라이프스타일 덕분에 달라진 게 있나?

먼 미래가 아니라 지금 최선을 다하자는 라이프스타일인데, 이것이 김재경이라는 사람이 안정화된 계기다. 그 전에는 미래지향적이었다. 취미를 배우더라도 나중에 써먹어야지하는 마음으로 배웠다. 지금은 그냥 흥미가 생겨서 , 해봐야지라고 접근한다. 그리고 나서 좋은 경험이었다하고 손을 놓기도 한다. 취미를 하는 동안에는 잡생각이 안 든다. 이제는 쉽게 불안해하지 않는다

10. 연기 외의 특별한 꿈이 있다면?

전통 가옥을 보존하는 거다. 우리 한옥을 사서 허물어지지 않게 쭉 보존하면서 그 안에 복합문화공간을 만들고 싶다. 거기서 취미도 배우고, 취미 가지라고 외칠 거다. 사회에서는 개인의 노력이 100% 돌아오지는 못한다. 그 불안을 취미로 해소할 수 있다고 본다. 레인보우도 그랬고. 취미를 가지라고 해도 어려워하는 분들이 많다. 그 분들에게 다양한 걸 경험하는 공간을 마련해주고 싶다. 이밖에도 요즘은 10년간 연예활동을 한 김재경이라는 사람이 어떤 좋은 영향력을 줄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있다. 디자인 협업이나 책 출판을 통해 수익금을 전액 기부한다든지. 나만이 할 수 있는 도움의 방식을 연구 중이다.

10. 배우로서의 목표는?

마오, 말숙이, 지우. 이 캐릭터들 다 사랑했다. 이제는 이 캐릭터들 말고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최종적으로는 대중들이 나를 바라봤을 때, 내가 늘 새로웠으면 한다. ‘, 또 나왔네말고 이번에는 어떨까라고 기대하게 만드는, 늘 설레게 하는 사람이길 원한다.

10. 구체적으로 하고 싶은 역할이 있나?

살면서 되도록 많은 걸 해보자는 게 내 인생관이다. 그래도 지금 내가 갖고 있는 연기의 능력이 있으니 가까운 미래에는 재밌는 역할, 웃음을 주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한복을 너무 좋아해서 사극도 정말 해보고 싶다. 승마도, 양궁도 다 준비가 되어 있다. 하하.

10. ‘우리가 만난 기적부터 배드파파까지. 2018년 세 작품에서 열일을 했다. 2019년의 목표는?

회사를 옮기기 전에 본의 아니게 1년 반 놀았다. 2017년 말에 신년 목표를 ‘2018 연중무휴로 세웠다. 돌이켜봤을 때 정말 연중무휴였던 것 같아 행복하다. 일을 하고 싶은 마음이 정말로 간절했다. ‘우리가 만난 기적’ ‘라이프온 마스를 지나 배드파파까지 그 순간순간, 내가 계속 변해왔다는 걸 느낀다. ‘1년 안에도 끊임없이 변했구나하면서 조금씩 발전해나가는 걸 느낀다. 그래서 2019년의 목표도 연중무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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