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Star 커버스토리' 김소현, 성장하다
'10Star 커버스토리' 김소현, 성장하다
  • 정태건 기자
  • 승인 2017.09.0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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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소현/사진=오세호 작가
배우 김소현/사진=오세호 작가

출연한 드라마마다 똘망똘망한 눈으로 연기하던 꼬마 김소현이 어느덧 스무 살을 바라보는 열아홉 소녀로 성장했다. 2008년 데뷔해 지난 9년 동안 수십 편의 작품에 출연하며 어느덧 스무 살을 바라보는 그는 “배우로서 ‘성장통’을 겪는 중”이라고 말한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통증에 짜증이 날 법도 하지만 김소현은 이 통증을 겪고 난 뒤 더 크고 깊이 있는 배우가 될 거라고 믿고 있다.

10. 지난달 데뷔 9주년을 맞이했다. 지금까지 산 인생의 절반 이상을 연기자로 산 셈인데 실감하나?

절반이나 되나?(웃음) 실감이 잘 안 난다. 이렇게 얘기를 들을 때마다 ‘내 연기 경력이 벌써 그만큼 됐구나.’하면서 그동안 어떤 작품들을 했는지 찾아본다. 참 꾸준히 했고, 그렇게 꾸준히 연기할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10. 올해 상반기에는 계속 ‘군주’를 촬영했다. 긴 호흡의 작품은 처음 아니었나?

오랫동안 한 작품에 매달리니 배운 게 많았다. 특히 후반부에 접어들었을 때는 김소현으로서, 한가은으로서 많이 울었던 기억이 난다.

10. 왜 많이 울었나?

배우로서 아직 많이 부족한 것 같다. 20부작 드라마는 처음이었는데 극을 이끌어가는 게 참 어려운 일이라는 걸 느꼈다. 아역 때는 내가 부족해도 워낙 분량 자체가 적으니까 깊게 고민할 필요가 없었는데 이번 드라마에선 생각이 많아졌다. 난관에 부딪혔을 때 풀어나가는 과정이 어렵고 힘들었다.

10. 연기는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연기에 큰 뜻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초등학교에 입학할 때쯤 엄마가 피아노학원을 다닐 건지, 연기학원을 다닐 건지 물어보셨는데 막연하게 연기학원에 더 끌렸다. 그렇게 연기를 시작하게 됐다.

10. 운명처럼 연기를 만난 건가?

글쎄, 호기심으로 연기를 시작한 거라 처음엔 확신도 없었다. 엄마도 날 세계적인 배우로 키워보겠다고 연기학원에 등록했던 것은 아니었고. 내가 이렇게 연기를 오래할 줄 몰랐을 거다. 하하.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스럽게 연기가 내 일부가 됐다.

10. 확신이 없었던 건 연기에 재능이 없다고 생각해서였나?

처음 연기를 시작하고 2~3년 동안은 그랬다. 엄마가 나를 따라다니면서 신경 써주고, 그것 때문에 동생이 관심을 못 받는 것도 신경 쓰였다. 가족들이 재능도 없는 나 때문에 괜히 희생하는 것 같아 부담됐다. 그 시절엔 매일 밤 울었다.

10. 연기의 재미를 알게 된 계기는?

초등학교 5학년 때 영화 ‘파괴된 사나이’를 만났다. 내 나이에 할 수 있는 캐릭터가 아니었는데 정말 하고 싶었다. 처음으로 심장이 뛰는 느낌을 받았다. 다크 서클을 만들겠다고 밤을 샐 정도로 열정을 쏟으면서 오디션을 준비했다. 다섯 번에 걸쳐 마지막까지 오디션을 보고 집에 돌아가는 길에 떨어진 것 같아서 펑펑 울었다. 그러다 합격 전화를 받고 다시 감독님께 돌아갔던 기억이 난다.

10. 자신의 연기에 성장판이 열렸다고 느꼈던 시점은?

‘후아유-학교 2015’를 시작으로 그 해에 영화까지 총 다섯 작품을 했다. 그때를 기점으로 많이 성장한 것 같다. 성장판이 열리면 키도 크지만 성장통도 오는데 그때가 딱 그랬다.

10. 성인 연기자가 되면 자신을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이 지금보다 엄격해 텐데.

‘군주’에 출연하면서 아주 살짝 느꼈다. 이제는 나에 대한 대중의 기대치가 높아진 것 같다. 나 역시 지금이 과도기라고 생각한다. 성인 배우가 되면 지금보다 훨씬 많은 경쟁을 경험할 텐데 ‘군주’에서 느꼈던 부족한 부분들을 다음 작품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채워야 할 것 같다.

10. 어떤 부분이 아직 부족하다고 생각하나?

연기를 위해 모든 것을 경험해볼 순 없지만 아무래도 어리고 다양한 사람을 만나지 못해서 그런지 표현력에 한계를 느낄 때가 종종 있다. 머리로는 3단계까지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막상 1단계밖에 감정이 나오지 않을 때가 있다.

10. 예를 들면 연애 감정 같은?(웃음)

맞다. ‘군주’를 촬영할 때도 감독님이 유승호 오빠를 안고 등을 쓰다듬어 보라고 하는데 민망하고 어색했다.(웃음) 아직은 좀 더 다양한 경험을 하고, 더 많이 느껴야 할 것 같다. 로맨스 연기는 영화를 많이 참고한다. 남녀가 사랑에 빠질 때의 눈빛과 행동들을 집중해서 본다.

배우 김소현/사진=오세호 작가
배우 김소현/사진=오세호 작가

10.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 한글판 더빙에 참여한 걸로도 논란이 됐는데.

잘 알지 못하고 시작했던 것이 사실이다. 처음에는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배리어프리 영화를 만든다는 말에 재능 기부로 참여했던 것이다. 이런 기회가 흔한 것도 아니고, 좋은 취지니까 참여했다. 시간이 부족했던 것도 있지만 최선을 다해 작품에 피해주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그런데 논란이 됐다는 사실을 나중에야 알았다. 아무래도 더빙과 관련해선 경험이 없기 때문에 좋지 않은 반응이 나오는 건 당연한 것 같다.

10. 김유정·남지현 등과 함께 잘 자란 아역 출신 배우로 불리고 있다. 비교되는 또래 배우가 있어서 부담이 되진 않나?

아역에서 성인 연기자로 커가고 있는 배우들이 많지 않아서 사람들이 비교를 하고, 경쟁 구도를 만든다고 생각한다.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그런 경쟁구도를 일일이 의식하면 점점 피폐해지는 것 같다. 동료 배우가 아니라 경쟁자라고 생각하고, 저 친구는 내가 없는 걸 갖고 있다고 조바심을 내면 스스로가 힘들다. 이제는 아역 출신뿐만 아니라 또래 신인 배우들도 많이 나타날 텐데 그런 경쟁구도에 신경 쓰지 않으려 한다.

10. 2008년 드라마 ‘전설의 고향’ 이후 30여 편의 드라마에 출연했다. 1년에 드라마만 3편 이상 출연한 셈이다. 다작의 욕심이 있나?

작품 수만 보면 다작 배우인데 사실 아역이어서 다작이 가능했다. 16부작 드라마에서 몇 회분만 나오니 말이다. 물론 쉬지 않고 작품을 하고 싶다는 욕심도 있다.

10. 내년이면 성인 연기자가 된다. 어릴 때처럼 되도록 많은 작품에 출연하고 싶은가, 아니면 1년에 한 작품만 하더라도 정말 좋은 캐릭터를 만나고 싶은가?

반반이다. 지금까지 공백기를 길게 가져본 적이 없다. 오랫동안 쉬면 대중에게서 잊혀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도 느낀다. 연기를 잘하는 사람들도 워낙 많고, 내가 감을 잃을 수도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하지만 좀 오래 쉬더라도 인생작을 만나보고 싶은 욕심도 있다.

10. 드라마에 비해 영화는 몇 작품 출연하지 않았다. 영화보단 드라마 체질인가?

꼭 그런 건 아니다. 영화는 언제든 기회만 있으면 하고 싶다. 영화는 드라마에 비해 배우들끼리 호흡을 맞출 수 있는 시간이 많아서 좋다.

10. 어떤 스타일의 영화에 출연하고 싶은가?

흥행은 잘 안 되더라도(웃음), ‘어바웃 타임’처럼 잔잔하면서 주인공들이 사랑스러운 영화에 출연해보고 싶다. 성인이 되기 전에 순수하고 풋풋한 사랑을 그리는 영화에 교복을 입고 출연하고 싶었는데 이루지 못해서 아쉽다.

10. 여러 작품에 출연했지만 상큼하고 발랄한 역할보다는 사연 많고 슬픔이 가득했던 역할을 많이 했던 것 같다. 이미지 변신을 하고 싶진 않나?

원래 아역들에겐 사연이 많다. 아역들이 좋아하는 사람과 헤어지거나 부모님이 돌아가시거나 기억을 잃지 않으면 드라마가 전개되지 않는다.(웃음) 이미지 변신보다 우선 나만의 연기 색을 갖추는 것이 먼저다. 연기자 선배들도 ‘조급해하지 말라’고 한다. 보여주고 싶은 것이 많겠지만 다 시간이 있고 때가 있다는 조언을 많이 들었다. 지금 내 나이에 어울리는 역할을 하나하나 하면서 점차 다양한 역할을 소화하는 배우로 성장하고 싶다.

배우 김소현/사진=오세호 작가
배우 김소현/사진=오세호 작가

10. 고등학교 진학을 포기하고 3년간 홈스쿨링으로 학업을 대체했다. 평범한 학생으로 살아보고 싶은 적은 없었나?

중학교 때 성실히 학교생활을 한 덕분에 그 당시 사귄 친구들이 많다. 그 친구들을 보면 자신이 하고 싶은 것과 현실 사이에서 많이 힘들어하더라. 그에 비해 난 가끔은 힘들어도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는 것 아닌가. 그것만으로 감사하다.

10. 또래 친구들은 한창 수능을 준비할 때인데, 대학에 진학할 생각은?

준비 중이다. 하지만 어떤 학과로 진학할지는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생각하고 있다. 주변의 조언도 많이 듣고, 나한테 가장 좋은 방향으로 결정하려고 고민 중이다.

10. 만약 배우가 되지 않았다면 지금 어떤 꿈을 꾸고 있었을까?

심리상담 공부를 했을 것 같다. 중학생 때 학교에 심리담당 선생님이 계셨는데 언제나 웃는 얼굴로 학생들을 맞아주셨다. 나뿐만 아니라 다른 친구들도 선생님이 계신 공간을 방문하는 걸 좋아했다. 선생님께 고민을 털어놓으면 다 들어주시고 좋은 조언도 해주시는데 그것만으로도 힐링이 됐다. 그런 믿음을 주는 선생님이 계신 것에 감사했고 나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10. 성인이 되면 꼭 해보고 싶은 것은?

요리와 운전을 배우고 싶다. 내가 할 줄 아는 것을 연기할 때와 잘 모르는 것을 연기할 때의 차이가 굉장히 크다. 물론 요리나 운전을 잘하는 사람이 멋있어서 배워보고 싶기도 하다.

10. 건강관리는 어떻게 하나?

피곤하면 쉽게 붓는 편이라 체력이 떨어지면 금방 티가 난다. 그래서 촬영이 없을 때는 헬스·요가·필라테스 등 운동을 꾸준히 한다. 영양제도 열심히 챙겨 먹고. 건강에 좋다는 것들도 많이 먹는다.

10. SNS를 보면 세계 각지 팬들이 댓글을 달더라. 해외 진출은 언제 했나?(웃음)

나도 생각보다 해외 팬들이 많아서 놀랐다. 내 어릴 적 모습까지 많이 알고 있더라. 함께 출연했던 배우들 때문에 드라마를 보다 나까지 알게 된 것 같다.(웃음) 팬 미팅도 가끔씩 외국에서 하는데 먼 나라에 가서 팬들을 만나는 그 시간이 정말 좋다. 기회가 된다면 언제든지 해외 팬들과 만나고 싶다.

10. 지난해 ‘싸우자 귀신아’ 종영 후 인터뷰에서 “행복하게 사는 것이 최근 가장 큰 관심사”라고 했다. 아직도 그런가?

작년에는 행복한 일이 많아서 그랬던 것 같다.(웃음) 올해는 성장통을 겪고 있다. ‘군주’를 촬영하면서 내 기대에 못 미친 부분도 많았고, 대중의 엄격한 평가를 잘 극복하고 좀 더 기운 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던 것도 있다. 하지만 지금 상황을 나쁘게 생각하지 않는다. 지금 아픈 만큼 배우로서 좀 더 성숙해진다고 믿기 때문이다.

글. 윤준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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