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Star 커버스토리' 멋진 언니, 제시카
'10Star 커버스토리' 멋진 언니, 제시카
  • 정태건 기자
  • 승인 2017.10.0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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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제시카/사진=오세호 작가 제공

 

제시카가 7년을 걸어왔던 꽃길을 포기하고 새로운 길을 개척해 나간 지도 벌써 3년째다. 성공이 보장된 길을 포기하고 자신의 고집을 꺾지 않은 제시카를 안타깝게 바라봤던 사람들도 있었다. 그들의 걱정처럼 제시카는 험난한 고생길을 마주했다.

하지만 제시카는 씩씩했다. 다시 돌아가도 똑같은 선택을 하겠단다. “하나하나 목표한 바를 이뤄갈 때 희열을 느낀다”고 말하는 제시카는 패션 브랜드의 수석 디자이너로서, 노래하는 가수로서 다음 10년을 향해 걸어가고 있다.

10. 지난 8월 데뷔 10주년을 맞았는데.

벌써 시간이 10년이나 흘렀다. ‘10주년’은 참 의미 있는 단어인 것 같다. 올해 초부터 4~5개월 기념 앨범을 준비했다. 오랫동안 나를 지지해준 팬들에게 소장하고 싶은 앨범을 만들어 드리려고 노력했고 지난 8월에 출시했다.

10. 1000여 명의 팬들과 특별한 시간을 보낸 10주년 기념 콘서트는 어땠나?

국내에선 처음 단독 콘서트를 열었는데 생각보다 반응이 뜨거워서 기뻤다. 팬들과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10. 그 사이 팬들과 만나는 방법도 많이 달라졌을 텐데.

데뷔 초에는 팬들을 방송이나 사인회 등 스케줄을 해야만 볼 수 있었다. 그들의 마음도 팬레터를 통해서만 확인할 수 있었다. 이제는 SNS가 발달해서 평소 내 모습을 쉽고 빠르게 팬들과 공유할 수 있게 됐다. 소통 가능한 채널이 생긴 거다. 처음에는 굳이 사생활을 공개하고 싶지 않았다. 적당한 신비감은 있어야 하지 않나 생각했는데 팬들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재미를 느낀다.

10. 10년 된 팬들만의 특징이 있다면?

눈빛만 봐도 마음을 읽을 수 있다. 초등학교 때 친구를 오랜만에 만날 때의 느낌이다. 굉장히 오랜만에 만나지만 조금만 얘기해도 마치 어제 만났던 것과 같은 친근함을 준다.

10. 긴 시간이 지났어도 여전히 생생하게 기억하는 순간들은?

모든 ‘처음’은 아직 생생하다. 처음 소녀시대로 데뷔했던 날, 솔로로 홀로서기를 시작했던 날,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던 첫날 등 모든 ‘첫 경험’들이 기억에 남는다. 그때는 당장 눈앞에 있는 일들을 처리하기에 바빴다. 하지만 목표를 하나하나 이뤄가던 그때의 설렘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행복했다.

10. 아직까지 못해 본 것이 있나?

안 해본 것 많다. 라디오 DJ도 해보고 싶고, 아직 국내에서는 영화 촬영을 못해봤다. 또 내가 의류, 액세서리 등 다양한 브랜드를 출범시켰지만 아직 신발 쪽은 안 해봤다. 기회가 된다면 신발 쪽 사업에도 진출하고 싶다.

10. 10주년 앨범을 낸 데 대해 삐딱하게 보는 사람들도 있었다. 음원 차트 성적으로 성공 여부를 재단하려는 사람들도 있었고... 신경 쓰이지 않나?

음원 성적은 아예 신경 쓰지 않을 순 없지만, 요즘 음원 차트는 워낙 다양한 노래들이 사랑 받아서 알다가도 모르겠다.(웃음) 10주년 기념 앨범은 데뷔 10주년을 자축하는 앨범이라 음원 성적이 꼭 높길 바라진 않았다. 안 좋은 이야기들은 일일이 신경 쓰면 머리 아파진다. 부정적인 말들은 안 보고, 안 하려고 한다. 10년 연예 활동을 하면서 마음이 많이 단단해졌다. 쉽게 다치지 않는다.

가수 제시카/사진=오세호 작가 제공

 

10. 자신에게 음악은 어떤 존재인가?

소녀시대 이후 브랜드를 설립한 뒤에 내가 음악을 안 할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들도 많았다. 하지만 나는 노래할 때 가장 편안하다. 만족할 만한 작업물이 나왔을 때 희열을 느끼고, 무대 위에 섰을 때 행복하다. 다양한 활동을 하고 싶은 욕심이 있기 때문에 가수뿐만 아니라 연기도 하고, 사업도 하는 거지만 핵심은 음악이다. 나는 음악을 할 때 가장 행복하다.

10. 그룹에서 음악을 할 때와 혼자 음악을 할 때의 차이점은?

여유로워졌다. 물론 소속사의 가이드에 따라 움직이는 것도 나름 편하지만 마음이 여유롭지 못할 때가 있었다. 지금은 나 혼자 다양한 시도를 해보고, 여러 사람들을 직접 만나 함께 음악 작업을 해보자고 제안하는 그 과정이 즐겁다. 음악은 꾸준히, 계속 하고 싶다.

10. 앨범 작업할 때 가장 힘든 부분은?

음악은 언제나 즐겁지만 그중 까다로운 작업을 골라 보자면 작사다. 10주년 앨범에서도 힘들었지만 뿌듯했던 부분이 작사였다. 좋은 가사를 썼다는 것은 아니고 평소 쑥스러워서 잘 하지 못했던 말들을 팬들에게 전하는 노래에 담았기 때문이다.

10. 직접 가사를 쓴 타이틀곡 ‘서머 스톰’이 이별 얘기라 혹시 제시카가 이별을 겪은 것은 아닌지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상상해서 쓴 얘기다. 어느 날은 내 진심을 노래에 담고 싶을 때도 있지만 어느 날은 다른 사람이고 싶을 때가 있다. 직접 경험한 감정 말고도 영화나 책 등을 통해 영감을 받아서 가사를 쓸 때가 더 많다.

10. 가사는 주로 어디에서 쓰나?

비행기 안에서 쓸 때가 많다. 미국이나 다른 나라에 자주 가는 편이라 시간이 없기도 하고, 나한테는 비행기가 안식처다.(웃음) 밥도 주고, 영화도 볼 수 있고, 음악도 들을 수 있고, 책도 볼 수 있다. 오롯이 나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공간이다.

10. 혹시 직접 만든 곡을 다른 가수들한테 줄 생각은 없나?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는데 그것도 나름대로 재미있겠다.(웃음) 왜냐하면 노래를 부를 사람에 대해 잘 알아야 그들에게 어울리는 음악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내가 부를 노래를 쓸 때는 이미 나에 대해 잘 알고 있으니까 그런 고민을 할 필요가 없었다.

10. 동생 크리스탈은 연기자로도 활동하고 있다. 동생처럼 연기를 해볼 생각은?

중국에서 찍은 ‘마이 아더 홈. 베이징’이라는 영화가 올해 개봉했다. 중국 팬들은 굉장히 좋아한다.(웃음) 기회가 된다면 한국에서도 연기를 하고 싶다. 항상 가능성은 열어뒀다. 그래도 음악을 하는 사람이라 그런지 팬들이 가장 좋아하는 건 내가 노래할 때다. 노래하는 모습을 좀 더 많이 보여주고 싶은 욕심이 있다.

10. 이번 달에 열흘 가까이 황금연휴가 있다. 어떻게 보낼 예정인가?

밀라노 패션 위크에 갈 예정이다. 먼저 일을 하다가 시간이 남으면 현지에 살고 있는 친구를 만날 생각이다.

10. 제시카가 패션 브랜드를 운영한다는 것은 알지만 어떤 일을 하는지 모르는 사람들이 대다수다. 회사에서 어떤 역할을 하나?

어찌 됐든 우리 브랜드의 중심은 나다.(웃음) 내가 추구하는 것들, 내가 원하는 스타일들이 상품화되며 나는 우리 브랜드의 이미지 메이킹을 하고 있다. 다행히 도와주는 동료들도 굉장히 많아서 꼼꼼하게 모두 살펴보고 있다. 회의도 많이 한다. 뉴욕에 지사가 있어서 출장도 자주 가고 있고.

10. 뉴욕 매장에 가면 제시카를 많이 알아보나?

소호 거리에 가게를 열었는데 그곳에 오는 손님들은 내가 누군지도 모른다. 그들은 나보다 우리가 만든 제품에 집중한다. 우리 매장 근처에 빈티지 숍이 하나 있는데 내가 그곳 물건들을 좋아한다. 내가 자주 가니까 주인이 내가 뭐하는 사람인지 궁금해 했다. 그래서 근처에 매장을 차렸으니 한 번 놀러오라고 하니까 이미 우리 매장에서 옷을 두 벌이나 샀다는 거다. 내가 좋아하는 가게의 사장이 우리 매장의 손님이라니까 기분이 이상했다. 허투루 일을 하면 안 되겠다는 자극도 됐다.

10. 열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원동력이 무엇일까?

요즘에는 한 가지 일만 하는 사람들은 없는 것 같다. 나 또한 하는 일이 많아 보이지만 어떤 일을 할 때 한 번에 집중하는 스타일이다. ‘집중 스위치’가 굉장히 빨리 켜지고 꺼진다. 스태프들과 호흡이 좋은 덕분이다. 이렇게 일하면서 막연히 꿈꿨던 것들을 하나씩 이뤄가는 희열을 느낀다.

10. 가수, 배우, 사업가 등 다양한 일을 하고 있는데 가수 제시카로 불리는 것이 가장 좋은가?

상황에 맞게 다른 옷을 입는 것이 재미있다. 한 가지 이미지로 고정되는 것이 아니라 내게 주어진 모든 일을 능숙하게 해내는 ‘만능’ 제시카가 되고 싶다.

10. 10년이면 강산이 한 번 바뀌는 시간이다. 슬럼프도 있었을 텐데.

데뷔 4~5년 차에 고민이 많았다. 처음에는 아무것도 모를 때라 힘든 줄도 모르고 열심히 달렸다. 그런데 데뷔한 지 4년이 넘어가니 생각들이 많아졌다. 바쁘기도 했고, 이런 저런 활동들이 겹치다보니 몸과 마음이 모두 지쳐갔다.

10. 어떻게 극복했나?

슬럼프를 극복해야겠다는 생각을 할 틈조차도 안 주고 일에 몰두하다 보면 극복하게 된다. 싫어도 우울해도 어쨌든 난 연예인으로서 내가 해야 할 일들을 계속 해야 한다. 당시에도 힘들지만 묵묵히 내 일을 했고 그러다보니 슬럼프가 어느새 지나갔다.(웃음) 그 후로도 이따금씩 슬럼프가 오면 일에 집중하는 걸로 극복했다.

10. 제시카 하면 대표적으로 떠오르는 별명이 ‘얼음공주’다. 이것 말고 얻고 싶은 별명이 있다면?

‘얼음공주’란 별명도 좋아했다. 나는 깍쟁이 같고 착해 보이지 않는 사람들한테 매력을 느낀다. ‘아무 것도 몰라요’란 표정을 짓고 있는 것보다는 너무 솔직해서 쉽게 다가갈 수 없는 사람으로 남는 것도 나쁘지 않다.

가수 제시카/사진=오세호 작가 제공

 

10. 친근한 이미지보단 차가워 보이는 것이 낫다는 건가?

친근한 이미지는 SNS로 많이 보여주고 있다. 처음 데뷔할 때만 해도 소셜 미디어가 없었는데 이제는 팬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는 창구가 생겼다. 인스타그램을 개설한 지 2년 정도 됐다. 수시로 내 근황을 남기고 있다. 나한테 관심을 갖고 SNS를 팔로우하는 사람들한테는 친근한 사람으로 비춰질 거라 믿는다.

10. 올해 우리 나이로 스물아홉이다. 여자들은 서른을 앞두고 생각이 많아진다던데.

나도 많이 들었던 이야기다. 그런데 30대가 된다고 싱숭생숭하지 않다. 30대가 되면 좋은 일이 더 많을 것 같다. 충분히 20대에 바쁘고 치열하게 살았기 때문이다.(웃음)

10. 연습생 기간까지 포함하면 연예계에 17년 가까이 있었다. 만약 17년 전으로 돌아간다면 다시 연습생을 할 건가?

시간을 되돌려도 똑같이 연예인을 했을 것이고, 지금처럼 사업에 도전했을 것 같다. 지나간 일에 크게 미련을 두지 않는 편이다.

10. 후회하지 않을 정도로 연예인이란 직업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인가?

팬들의 과분한 사랑이다. 그 사랑이 주는 감동이 정말 크다. 힘든 일이 있을 때 날 사랑해주는 팬들을 생각하면서 여기서 주저앉으면 안 된다고 다짐한다. 열심히 일해야 하는 동기가 된다. 팬들의 사랑에 보답하고 싶다.

10. 최근 사랑 받는 만큼 바쁘게 일하는 아이돌 후배들을 보면 무슨 느낌이 드나?

내가 데뷔했을 때보다 시장이 더욱 치열해진 것 같다. 치열한 상황 속에서 만들어지는 친구들이다보니 앞으로 더 기대되는 부분도 있다. 트와이스를 특히 좋아한다. 예쁘다.(웃음) 하지만 한편으로는 마음이 아프다. 경쟁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지만 경쟁에서 오는 엄청난 스트레스를 어떻게 감당하고 있을지 걱정된다.

10. 후배를 양성하고 싶은 생각은 없나?

전혀 없다. 신인 그룹을 만드는 건 너무 힘들 것 같다. 모두에게 사랑 받을 수 있는 아이돌 제작은 ‘프로듀스 101’에 맡기는 게 더 나을 것 같다.(웃음)

10. 앞으로 10년은 어떻게 살고 싶은가?

웃는 일이 많게 살고 싶다. 못 믿는 사람들이 많은데 생각보다 내가 눈물이 많다. 지난 10년 정말 열심히 살면서 많이 울었다. 여유가 많이 없었다. 이제부터는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스스로를 좀 아껴주고, 지금까지 해보지 못한 일들을 하며 좀 더 멋있게 살고 싶다.

10. 멋진 여성이 되고 싶은 이유는?

주변에 친한 언니들이 많은데 그들을 보면 자신의 일도 잘하고, 아이들도 정말 잘 돌보고 무엇보다 자기가 스스로를 사랑할 줄 안다. 패션 센스 같은 건 말할 필요도 없고. 나도 그들처럼 나이가 들어도 누군가의 동경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10. 지금은 얼마나 멋진 언니인가?

동생은 날 멋진 언니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웃음) 연습생 시절까지 포함해 17년 정도 연예계에 있었는데 지금까지 잘 걸어왔다고 생각한다. 앞만 보고 열심히 달리다 최근 들어 시야가 넓어진 것도 느낀다. 계속해서 후배 아이돌들의 멋진 언니가 되기 위해 발전하는 제시카가 되어야 할 것 같다.

글  윤준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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