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범한 이민혁
비범한 이민혁
  • 김하진 기자
  • 승인 2018.03.13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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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블락비의 멤버 비범/사진=세븐시즌스 제공
연극배우 이민혁으로 활동 중인 그룹 블락비의 멤버 비범/사진=세븐시즌스 제공

"어느덧 스물아홉이 됐어요. 올해는 이민혁으로서 여러 가지를 하고 싶습니다."

2011년 7인조 그룹 블락비로 데뷔해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왕성하게 활동한 비범(이민혁)의 말이다. 2월 25일 막을 내린 '여도'(연출 김도현)로 처음 연극에 도전한 그는 "블락비로는 바쁘게 지냈는데, 돌아보니 이민혁으로서는 보여준 게 없어서 아쉬웠다. 올해는 나의 다채로운 면을 보여주겠다"고 했다. 조선 6대 임금 단종과 그의 숙부인 세조의 이야기를 다루는 '여도'에서 단종을 맡은 그는 무대 위에서 슬픔을 토해냈다. 옛말로 된 어투부터 눈물 연기까지 모든 게 쉽지 않았다. 하지만 비범이 아닌 이민혁으로서 뭔가 보여줄 수 있어서 행복했다. 멀리뛰기를 위해 숨 고르기를 마친 이민혁의 다른 얼굴이 기대된다.

10. 데뷔 후 처음으로 연극을 한 소감은?

이민혁 : 지난해 12월 한 달을 연습실에서 보냈다. 공연을 올리고 나니 재미있었다. 공연 첫 날, 하루에 2회를 했는데 두 번째 공연이 더 잘한 것 같다. 마치고 나니까 후련했고, 더 잘해야겠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10. 연극을 선택한 이유가 있나?

이민혁 : 연기에 욕심이 있었다. 대신 할 거면 제대로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시작을 뭘로 해야 앞으로 연기를 할 때 도움이 될까?' 고민하고 있을 때, 운 좋게 '여도'의 출연 제안을 받았다. 사실 출연 전에도 고민했다. 아이돌 그룹 출신이 연기를 한다고 했을 때, 진짜 잘 해냈을 때만 득이 된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한다고 해놓고 책임을 지지 못하면 여러 사람에게 피해를 끼치는 것이어서 회사 식구들과도 상의를 많이 하고 혼자서도 고민을 거듭했다. 그러던 중에 연출가가 "내가 끌어줄 테니 믿고 가보자"고 했고, 확신이 생겼다.

10. 연기를 해보니 어떤가?

이민혁 : 여러 사람과 공부하고 고민할 수 있어서 좋다. 혼자 연기 수업을 받고 연습하는 것보다 현장에서 한 달 동안 배우들과 맞춰보고 논의한 게 큰 도움이 됐다. 더 발전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연습할 땐 부담감을 안고 '못하면 안 된다'고 스스로에게 압박을 줬다. 첫 공연을 마치고 난 뒤부터 점점 더 재미있었다. 선배들이 연기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울 때 '어떻게 저렇게 울지?' 감탄했는데, 내가 사약을 마시고 죽는 연기를 하면서 어느새 울고 있었다. 그 순간 정말 슬펐고 자연스럽게 눈물이 흘렀다. 처음 해본 경험이어서 마냥 신기했다. 선배들이 "진짜로 느낀 것"이라고 해주셨는데, '내가 울었나, 단종이 울었나…. 이런 게 연기구나'라고 어렴풋이 생각했다.

10. 매번 비극으로 감정을 토해내야 하는 게 쉽지 않았겠다.

이민혁 : 사실 처음엔 방향을 잡기가 어려웠다. 감정을 어느 정도까지 드러내야 하는지, 무엇 하나 쉬운 결정은 없었다. 연습하면서 방황할 때 연출가가 "너인 단종도 좋고, 단종인 너도 좋다"고 했는데, 부담을 갖지 말고 연기하라는 말이었다. 그때부터 짐을 덜었다. 좋은 연출가와 선배들을 만나 첫 시작을 잘 한 것 같아서 감사하다.(웃음)

10. 활발하게 개별 활동을 해온 멤버들과 비교하면 늦은 편이다. 연기를 지금 하는 이유는?

이민혁 : 나는 뭔가를 하려면 보여드릴 준비가 필요한 사람이다. 8년 동안 그룹 활동을 하면서 뭔가를 잘 해내는 친구들이 부럽기도 했다. 그래서 생각도 많아지고 우울한 시기도 겪었다. 고민이 많은 나로서는 어떤 좋은 기회가 와도 선뜻 '하겠습니다'가 나오지 않았다. ‘내가 준비돼 있는 지 항상 생각했다. '여도' 또한 그랬다. 그런 고민을 하고 있을 때 연출가의 한마디가 큰 힘이 된 거다. 이젠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10. 노래하고 춤추는 블락비 비범과 다른 느낌이다.

이민혁 : 나는 조용하고 말수도 없고 혼자 있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다.(웃음) 좁고 깊다고 해야 할까. 가수란 꿈을 이뤘으니 계속 즐겁고 행복해야 하는데 어느 순간 일처럼 느껴지는 시기가 찾아왔고, 고민이 생겼다. 다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걸 찾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연기에 끌렸다. 지금은 가수를 하고 싶었던 것처럼 연기가 재미있다. 그 순수한 마음이 전부다.

10. 기다리고 준비하는 시간을 버틸 수 있었던 힘은 무엇이었나?

이민혁 : 주위 사람들이다. 고민하는 것들을 다른 사람들에게 털어놓으면서 풀었다. 무엇보다 팬들 덕분에 힘을 낼 수 있었다. 사실 어떤 갈증을 풀기 위해 쉽게 연기를 선택한 건 아니다. 공부하고 경험하고 싶은 마음이었다. 나에겐 무척 어렵지만, 거기서 오는 짜릿함이 재미있다.

10. '여도'로 이민혁으로서의 본격 시작을 알린 셈인데.

이민혁 : 지금까지는 팬들에게 블락비 비범이었다면 올해는 이민혁으로서 다양한 것들을 해보고 싶다. 나이의 영향도 있을 거다. 블락비는 내게 20대의 좋은 기회였다. 올해 29살이 됐는데, 이젠 이민혁으로 사는 삶도 준비하는 단계라고 생각한다.

10. 첫 연극으로 얻은 게 있나?

이민혁 : 처음 도전한 연극에서 단종이란 인물을 연기하면서 느낀 여러 감정을 잊지 않으려고 한다. 이 작품으로 끝내지 말고, 연극을 몇 작품 더 해보고 싶다. 그럴 수 있는 기회를 얻었으면 좋겠다.

10. 올해의 활동이 기대되는데.

이민혁 : 아이에서 어른이 되는 시기인 것 같다. 그동안 블락비로서 바쁘게 보냈다. 하지만 '블락비가 아니라 나(이민혁)로는 뭘 했지?'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아쉬움이 컸는데 연극, 자작곡, 여행까지 이민혁으로 할 수 있는 것들을 많이 남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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