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여빈, 재밌게 연기할게요
전여빈, 재밌게 연기할게요
  • 박창기 기자
  • 승인 2020.02.07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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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제이와이드컴퍼니 제공

개성 있는 마스크와 독보적인 연기력으로 주목받은 배우 전여빈이 생애 첫 동물 연기에 나섰다. 영화 '해치지않아'에서 전여빈은 남친바라기 사육사 해경 겸 자이언트 나무늘보 역을 맡아 뛰어난 캐릭터 소화력으로 소소한 웃음을 선사했다. 10kg이 넘는 슈트를 입은 채 나무에 장시간 매달리기도 하고, 탈의 움직임에 생동감을 주기 위해 상대 배우였던 김성오와 긴밀한 소통을 나누기도 했다. 이번 영화를 시작으로 어떤 작품을 만나든 재밌게 연기하고 싶다는 전여빈을 만났다.

10. 작품에 출연하게 된 계기는?

‘해치지않아’는 영화 ‘죄 많은 소녀’ 개봉을 앞두고 출연을 제안받았다. 손재곤 감독님은 내가 출연했던 단편영화의 감독님 친구였는데, 우연히 사석에서 차를 마신 적 있다. 감독님께서 내가 나왔던 OCN 드라마 ‘구해줘’와 문소리 선배님이 연출한 영화 ‘여배우는 오늘도’를 재밌게 봤다고 했다. 대화를 나누다 보니 작품 속 나의 이미지와 달라서 인상적이라고 그러더라. 배우로서 좋게 봐주신 거 같아 감사했다. 그 후 감독님께서 나에게 어울리는 역할이 있으니 만나서 이야기 좀 나누자고 했다. 그렇게 만났는데 감독님이 시나리오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거절해도 괜찮으니 편하게 말해달라고 그러더라. 감독님에게 어떤 역할이냐고 물어보니까 나무늘보라고 했다. 처음에는 장난인지 진심인지 헷갈려서 당황스러웠다. 시나리오를 읽고 난 후 재밌을 것 같아서 감독님에게 바로 하겠다고 했다. 이번 작품은 나에게 있어 나름의 도전이었다.

10. 출연을 확정지은 후 재미난 일화가 있었다고?

감독님이 ‘죄 많은 소녀’ 시사회를 보러 왔었다. ‘해치지않아’의 출연을 확정 짓은 후 내가 처음으로 주연을 맡은 영화라 보여주고 싶다고 연락을 했었다. 시사회를 마친 후 감독님께서 나에게 나무늘보 역할을 하면 안 될 거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10. 전작들과 달리 이번 작품은 밝은 분위기를 띠고 있다. 연기할 때 어땠나?

이전에 출연했던 ‘죄 많은 소녀’나 JTBC 드라마 ‘멜로가 체질’에서는 인물들의 마음에 무게감이 있었다. 해경도 남자친구에게 상처를 크게 받은 트라우마가 있었지만, 전작의 캐릭터와는 결이 달랐다. 이번 작품에는 다양한 성향을 가진 인물들이 등장했고, 극 자체가 신나고 재밌는 소재라 가벼운 마음으로 임했다.

10.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미어캣 방사장에서 청소하던 중 우는 장면이 있었다. 당시 눈물을 흘리던 중 내 뒤편으로 실제 미어캣이 타이밍에 맞게 벌떡 일어났었다. 미어캣이 내 모습을 보고 함께 호흡해줬던 게 기억에 남는다.

10. 나무늘보를 연기할 때 중점을 둔 점은?

내가 동물에 대해 잘 모른다. 그래서 나무늘보라는 동물이 있는지도 몰랐다. 나무늘보를 처음 접한 건 영화 ‘주토피아’에서다. 관련 영상을 보고 나무늘보에 대한 자료를 수집했다. 초식동물인데도 먹는 양이 적었고, 적은 양을 소화하기 위해 움직임을 최소화한다고 했다. 대부분의 하루를 나무에 매달려 있는데, 용변을 볼 때만 나무에서 내려온다고 하더라. 그 때 나무늘보는 움직임이 없는 동물이라는 걸 느꼈고, 연기할 때 인내심이 필요하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최대한 움직임을 줄이고 뭘 하려고 하지 말아야겠다고 느꼈다.

10. 동물 슈트를 처음 입어보니 어땠나?

현장에서 슈트를 처음 입었는데, 그야말로 나무늘보에 최적화된 슈트라고 생각했다. 스태프들이 말하길 슈트의 무게가 10~15kg 정도 된다고 했다. 또 나무늘보의 발톱이 굉장히 길어서 걸을 때나 행동할 때 제한이 있었다.

10. 나무에 매달리는 시간이 많던데.

크게 힘들지는 않았다. 감독님이 오케이 사인을 할 때까지만 매달리면 됐고, 제작진이 배우들의 컨디션과 움직임을 고려해서 모션 감독님을 따로 섭외해줬다. 그래서 무리 가는 동작은 감독님들과 번갈아 가면서 했다.

10. 성격은 어떤 편인가?

다급한 편이다. 속전속결일 때도 많고, 의사소통할 때도 돌려서 말하지 않는다. 웬만하면 툭 터놓고 말하려고 한다.

10. 촬영 분위기는 어땠나?

함께 출연했던 선배님들에게 의지를 많이 했다. 이번 작품에서는 무언가를 보여주기보다는 출연진과의 조화를 우선시했다. 어릴 때 TV에서만 보던 박영규 선배님을 실제로 보니까 신기하고 놀라웠다. 선배님의 성향이 원래 그런 건지는 모르겠으나 현장에서 노래도 불러주고, 예전에 출연했던 영화의 성대모사를 하는 등 뿜어내는 에너지가 엄청났다. 선배님을 보면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촬영하는 내내 현장이 너무 편해서 제작사 대표님에게 돈 받고 촬영하는 것 같지가 않다고 했다. 각지에 있는 동물원을 돌아다니면서 노는 기분이 들었고, 촬영할 당시 가을이라 단풍나무가 빨갛게 물들어서 눈 호강도 했다.

10. 상대 배우였던 김성오와의 호흡은?

연기할 때 긴밀한 소통을 많이 나눴다. 고릴라를 연기한 (김)성오 선배님의 등에 업혀서 동물원을 거니는 장면이 있다. 당시 탈을 쓴 상태에서 감정을 전달하기 위해 고개 움직임이나 걸음걸이 등 기술적인 부분을 많이 신경 썼다. 극 중 가장 우아한 장면이 아닌가 싶다.

10. 극 중 남친바라기로 등장한다. 실제 연애스타일은 어떤가?

편한 연애를 추구한다. 해경은 남자친구한테 심적으로 많이 매달려 있었다. 나는 무엇을 하든 간에 스스로에게 맡기는 편이다. 친구, 동료, 연인, 부모님 등 사람간의 도움이 필요할 때가 있지만, 웬만하면 독립적으로 움직이려고 한다.

10. 펭수의 열렬한 팬이라고 들었다.

펭수를 다큐멘터리 영상에서 처음 보고 ‘입덕’했다. 당시 너무 희한한 존재가 등장했다고 사람들에게 말한 적 있다. (내가 생각하는) 펭수는 펭귄의 탈을 쓴 사람이 아니다. 큰 꿈을 품고 연습생으로 온 펭귄이다. 펭수가 영화 ‘백두산’ 쇼케이스에 출연한 것을 봤다. 속으로 ‘해치지않아’를 통해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 무엇보다 펭수가 너무 바빠져서 힘들까 봐 걱정된다. 건강을 해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10. 전작들에서 눈물 연기가 많던데. 감정 연기를 할 때 어떤 심정으로 하나?

감정 연기를 할 때 인물의 상황에 집중하려고 한다. 배우가 아닌 인간 전여빈으로 인생을 살면서 좋은 일과 나쁜 일을 겪었지만, 연기할 때 그 경험을 떠올리면서 연기하진 않는다. 어떤 작품에서 인물을 연기하고 시간을 보내다 보면 내가 그 사람이 됐다고 느껴질 때가 있다.

10. 작품을 고르는 기준은?

정해놓은 건 없다. 구체적이지 않지만, 어떤 작품을 만났을 때 인물보다는 상황에 중점을 둔다.

10. 앞으로 활동 계획은?

내가 출연한 영화 ‘낙원의 밤’이 하반기에 개봉할 예정이다. 지난해 열심히 달렸으니 조금만 쉬어야지 했는데, ‘해치지않아’를 홍보하러 다니면서 연기하고 싶어졌다. 좋은 작품을 빨리 만나고 싶다.

10. ‘해치지않아’의 매력은?

재밌는데 착하기까지 한 영화다. 관객들에게 물음표를 던지고 함께 답을 만들어나간다. 남녀노소 누구나 편안한 마음으로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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