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재홍, 절박한 청춘을 담아내다
안재홍, 절박한 청춘을 담아내다
  • 박창기 기자
  • 승인 2020.02.07 10: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배우 안재홍 / 사진. 제이와이드컴퍼니 제공

생계형 수습 변호사 태수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폐업 위기의 동물원 ‘동산파크’ 살리기다. 하지만 현실은 상상 그 이상이다. 관람객은커녕 동물조차 없는 동물원을 어떻게 살릴 것인가. 직원들이 북극곰, 사자, 기린, 고릴라, 나무늘보 등 동물 슈트를 입고 우리 안에서 위장근무를 시작한다. 2020년 벽두에 개봉한 영화 ‘해치지 않아’에서 안재홍은 동산파크의 폐업을 막기 위해 분투하는 원장 겸 북극곰으로 유쾌한 웃음을 선사했다. 이번 작품을 시작으로 보다 더 다양한 캐릭터로 대중들을 만나고 싶다는 안재홍을 만났다.

10. 작품에 출연하게 된 계기는?

이야기를 생생하게 전달하고 싶었다. 손재곤 감독님의 신작을 함께 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무엇보다 태수를 잘 이해하고 표현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 때문에 출연을 결심했다.

10. 이 영화는 HUN 작가의 동명 웹툰이 원작이다. 촬영을 앞두고 본 적이 있나?

(웹툰을) 찾아서 보려고 했다. 그러나 감독님이 다루는 에피소드나 디테일이 다르기 때문에 우리 시나리오에 집중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영화 촬영을 마치고 나서 (웹툰을) 뒤늦게 봤다. 영화와 웹툰은 인물의 설정이나 사건을 이끄는 계기 등 다른 성향을 갖고 있다.

10. 동물 없는 동물원이라는 설정이 신선하다.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너무 재밌게 읽었다. 기발한 설정에 흠뻑 빠져서 봤다. 그러나 작품을 하기에 앞서 실현이 가능할지 의구심이 들었다. 촬영에 들어갈 때까지만 해도 슈트가 제작되지 않은 상황이었다. 슈트 제작에 동물 한 마리당 3~4개월 정도 걸려서 제작되는 과정을 사진으로만 봤다. 그러다 촬영 초중반쯤에 들어선 후에야 동물 슈트를 봤다. 고릴라 슈트가 제일 먼저 왔는데 스태프들과 배우들이 한자리에 모여서 구경했다. 모두가 이 정도의 완성도라면 관객들을 충분히 설득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극 중 “멀리서 보면 감쪽같다”는 대사가 있다. 그 말이 정말로 내가 느낀 마음이었다. 실제로 멀리서 보면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싱크로율이 높다.

10. 동물 슈트를 입고 연기해보니 어땠나?

탈이 너무 크고 무거워서 모든 동작을 소화하기는 힘들었다. 슈트를 몸에 익힌 후에야 자연스럽게 동작을 구현할 수 있었다. 액션 장면을 찍을 때 무술팀의 도움을 받듯이 모션팀에게 도움을 받고 직접적인 부분은 연습했다. 또 동물 슈트의 시선이 내 시선보다 위에 있어서 앞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상태에서 연기했다. 나는 북극곰의 목 사이에 구멍이 있어서 그나마 수월하게 연기했는데, (김)성오 형이 맡은 고릴라는 구멍이 하나도 없어서 암흑 속에서 연기했다고 했다.

10. 태수를 연기하면서 중점을 둔 부분은?

작품의 분위기가 귀엽고 웃기기 때문에 이야기를 관통하는 태수는 사실적으로 연기해야 했다. 이런 점에 대해 감독님과 많이 상의했다. 인물의 진지하고 심각한 감정 속에서 동물들이 나오면 무장해제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보여주려고 했다.

10. 현장 분위기는 어땠나?

배우들끼리 가족 영화를 찍어도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좋았다. 특히 박영규 선배님은 우리 아빠와 동갑이다. 그래서 더욱 든든했고 연기할 때 의지했다.

10. 극 중 콜라 마시는 장면이 많던데.

현장에 콜라가 몇 박스 있었다. 그러나 동물 슈트가 되게 비싸고 한 벌밖에 없었기 때문에 털이 젖으면 안 됐다. 촬영할 때는 병목을 막은 상태로 먹는 모습을 찍었다. 한 장면을 찍고 난 후에는 스태프들이 와서 털을 빚어주고 왁스도 발라줬다. 또 실제 동물의 질감처럼 보이게 하려고 드라이를 해서 볼륨도 살려줬다. 나에게는 신선하고 재밌는 경험이었다. 내가 언제 북극곰 연기를 해보겠나. 박영규 선배님도 (연기를)하다하다 동물까지 한다면서 되게 좋아했다.

10. 우리에 들어가 동물이 되어보니 어떻던가?

기분이 이상했다. 방사장에서 북극곰 슈트를 입고 관람객들을 바라볼 때 진짜 동물이 된 것 같았다. 촬영을 마친 후 동물에 대한 생각을 되짚어보게 됐다.

10. 촬영했던 장소는 전부 세트장인가?

실제 동물원에서도 촬영했다. 주 무대가 되는 북극곰 방사장과 고릴라 방사장은 부산에 세트장을 만들었다. 촬영하면서 감동적이었던 게, 극 중 까만코(북극곰)와 대치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200명의 보조 출연자가 함께 반응하고 호흡해줬다. 거기에 힘을 얻어서 열심히 연기했다. 촬영을 마친 후 보조 출연자들이 박수를 쳐줬는데, 마치 공연을 마치고 커튼콜을 받는 것처럼 뭉클했다.

10. 촬영하면서 기억에 남았던 일은?

실제 동물원에서 촬영할 때 최소한의 인원만 입장이 가능했다. 동물들에게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전 프로덕션에서 리허설을 많이 하고 들어갔다. 극 중 동물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붙여주는 장면이 있다. 당시 기린 방사장, 나무늘보 방사장, 사자 방사장 등에서 촬영을 해야 했기 때문에 한 달씩 간격이 있었다. 원래대로라면 촬영하는 지역이 달라서 날씨도 달라야 한다. 그러나 날씨 운이 잘 따라줘서 수월하게 촬영했던 일이 기억에 남는다.

10. ‘해치지않아’ 때문에 다이어트를 했다고 들었다.

태수라는 인물이 절박하면서 예민한 상황이다. 그래서 관객들의 눈에 띄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다이어트를 시작했다. ‘해치지않아’를 먼저 촬영하고 JTBC 드라마 ‘멜로가 체질’을 찍었는데, 부득이하게 ‘멜로가 체질’이 먼저 방영됐다.

10. ‘해치지않아’의 매력은 무엇인가?

말이나 행동 등의 연출된 설정으로 코미디를 만들기보다는 상황에서 주는 웃음이 있다. 인물의 감정이 명확하고, 동물들의 아기자기한 모습들이 재미를 준다. 나에게는 촬영이 끝난 이후에도 향기처럼 맴돌아 잔상이 긴 작품이다.

10. 최근 예능 출연이 많아졌다. 해보니 어땠나?

버라이어티 예능은 SBS ‘런닝맨’이 처음이다. tvN ‘꽃보다 청춘-아프리카’는 예능이라기보다는 제작진과 자유롭게 여행을 떠나는 느낌이었다. 영화 홍보차 ‘런닝맨’과 JTBC ‘아는 형님’에 나가게 됐는데 너무 재밌었다. 내가 예능 울렁증이 있다. 예능에 출연하면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줘야 된다는 부담감이 있다. ‘런닝맨’에 나갔을 때는 유재석 선배님이 편하게 이끌어줘서 부담 없이 촬영했다.

10. 앞으로의 활동 계획은?

영화 ‘사냥의 시간’이 이달 개봉한다. 그동안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사냥의 시간’을 먼저 촬영한 후 ‘해치지않아’와 ‘멜로가 체질’을 찍었는데 역순으로 선보이게 돼 신기하다. 또 여행자로서의 내 모습을 JTBC ‘트래블러-아르헨티나’를 통해 보여줄 예정이다.

10. 배우로서의 목표는?

아직 보여주지 못한 모습이 너무 많아서 최대한 다양한 경험을 쌓고 싶다. 혹여나 기회가 된다면 서늘한 느낌이 들 수 있는 강렬한 캐릭터를 해보고 싶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시 중구청파로 463 한국경제신문사 1층
  • (주)코리아엔터테인먼트미디어
  • 제호 : 텐스타
  • TEL : 02-3148-1010
  • FAX : 02-3148-1012
  • 사업자등록번호 : 117-81-82352
  • 통신판매신고번호 : 제2013-서울중구-0064호
  • 잡지사업신고번호 : 서울 중.라00439
  • 등록번호 : 서울 아 00860
  • 등록일 : 2004-08-12
  • 발행일 : 2017-05-01
  • 대표이사 겸 발행인 : 하영춘
  • 편집인 : 이미나
  • 개인정보책임자 : 노규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미정
  • Copyright © 2020 텐스타. All rights reserved.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