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만해선 표예진을 흔들 수 없다
웬만해선 표예진을 흔들 수 없다
  • 김지원 기자
  • 승인 2020.02.06 17: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웬만해선 표예진을 흔들 수 없다
배우 표예진/ 사진=팬스타즈컴퍼니 제공

최근 종영한 SBS 드라마 ‘VIP’에서 불륜녀를 연기한 배우 표예진. 선한 인상, 순진한 눈빛을 가졌기에 시청자들의 분노는 더욱 컸다. 표예진을 향한 욕 세례는 그만큼 몰입도 높은 연기를 보여줬다는 방증이다. 표예진은 사람의 치밀한 감정 묘사가 돋보이는 작품을 좋아한다고 했다. 그동안 밝고 꿋꿋하게 살아가는 캐릭터를 주로 연기해온 그는 자신의 다른 모습도 빨리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10. ‘VIP’에서 유리를 연기하면서 욕도 많이 먹었다. 괜찮았나?

나를 욕하시면서도 드라마에는 뜨거운 반응을 보내줬다. 유리를 연기한 입장에서는 하나도 이해 받지 못한다는 데 조금 속상하기도 했다.

10. 유리가 성준(이상윤 분)의 불륜 상대라는 걸 알고 있었나?

처음엔 대본을 6부까지만 받아서 몰랐고 이후에 감독님과 미팅할 때 알게 됐다. 유리가 아닐 줄 알고 있었던 터라 놀랐다.

10. 유리를 연기하고 싶었던 이유는?

시놉시스에 ‘웬만해선 유리를 흔들 수 없다’고 적힌 게 인상적이었다. 유리는 힘들게 살아오긴 했지만 단단하고 꿋꿋하게 버텨내는 친구라고 생각돼 하고 싶어졌다. 감독님께 유리가 성준의 그녀라는 얘길 듣고는 훨씬 더 입체적이고 재밌는 캐릭터가 나오겠다 싶었다. 그 동안 해보지 못한 역할이라 도전하고 싶은 욕심도 컸다.

10. 이번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배운 점이 있다면?

인물의 삶 전체를 파악하고 그 속으로 들어간다는 느낌을 받은 건 처음이었다. 중반 이후부터는 내가 의도하지 않았던 감정까지 나올 때도 있었다. 그럴 때면 내가 유리에게 많이 빠져들어 있다는 걸 느꼈다. 극 중 아픈 엄마가 있는 병실에는 쉽게 들어가지 못했고, 정선(장나라 분)을 향한 죄책감과 예상보다 더 독해진 정선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눈물이 터지기도 했다. 마음이 복잡했다.

10. 온유리는 하유리로 신분이 상승하면서 겉모습부터 완전히 달라졌다. 바뀐 환경에 따라 내면에도 변화가 있었을 것이다. 달라지는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중점을 뒀던 것은?

일단 의상의 도움을 받았다. 온유리는 ‘리얼리티’가 중요했다. 옷도 4~5벌로만 돌려 입었고 까만 고무줄로만 머리를 묶었다. 하유리가 됐을 때는 전보다 당당해졌다는 느낌을 주고 싶었다. 짧은 미니스커트나 트위드를 입고 머리는 늘 세팅해 있다. 유리의 변화는 특정 시점에 갑자기 이뤄진 게 아니라 다른 세상을 경험해오면서 조금씩 달라졌다고 생각했다. 유리가 처음으로 립스틱을 발라본다든지, 대접을 받아본 후에 돌아가면서 묘한 쾌감을 느끼는 장면 등에서 달라지는 유리를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유리가 부와 권력을 모두 얻었을 때도 생각만큼 행복하진 않았던 것 같다. 후반부에는 그런 혼란스러움을 표현하려 했다.

10. 연기에 어려웠던 부분은 없었나?

내 능력보다 큰 역할이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다. 특히 감정 신에서 잘 안 될 때가 있었다. 유리의 대사에 ‘...’이 많아 눈빛 연기를 해야 할 때 어려웠다. 감독님께 ‘...’이 많아질수록 리액션이 어려울 것 같다고 했더니 점의 개수가 2개인지 3개인지에 맞춰서 연기하라고 농담도 하셨다.(웃음) 이상윤 오빠와 장나라 언니에게도 많이 기댔다. 다들 나를 격려해주고 조언도 해줬다.

배우 표예진/ 사진=팬스타즈컴퍼니 제공

10. 연말 ‘연기대상’ 시상식에서도 ‘VIP’팀은 누군가 수상하면 진심으로 축하해주고 감동해 함께 울어주더라. 팀워크가 끈끈해보였다.

미팅부터 준비, 촬영, 방송까지 거의 1년간 참여한 작품이다. 방송이 끝난 후 다 같이 모일 기회가 있을까를 걱정할 정도로 서로 친해졌다. 중간에 MT도 갔다. 진희 언니(강지영 역)가 연극을 하는데 드라마 촬영이 끝나고 스태프들까지 시간을 내서 연극을 보고 왔다. 서로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던 팀이었다.

10. 드라마를 다 보고 나면 ‘VIP’라는 제목이 백화점 상위고객이라는 뜻도 있지만 ‘내게 소중한 사람’이라는 뜻도 담겨있는 게 아닐까 생각된다. 예진 씨는 ‘VIP’가 어떤 의미인 것 같나?

나는 소중한 사람이 누구인가를 의미한다고 생각한다. 정선이 받은 문자가 사실인지, 그 문자를 보낸 사람이 누구인지를 찾아가는 게 드라마의 큰 줄기였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각자에게 사정이 있고 우리는 타인의 모든 것을 알 수는 없고 용기 있게 내 얘기를 꺼냈을 때 다른 이에게 위로와 치유를 받을 수 있다는 걸 말하는 것 같다. 정선도 처음에는 남편의 불륜 사실을 말하지 않았지만 동료들과 공유하면서 위로 받았다고 생각한다.

10. 이번 드라마가 주연 배우로서 발돋움할 수 있었던 작품이 된 것 같다. 앞으로 목표가 있다면?

연기를 잘하고 싶다고 늘 생각하지만 어떻게 하는 게 잘하는 건지, 어떻게 해야 잘하게 되는 건지 모르겠다. 기회가 올 때마다 이 작품을 잘하고 싶다고 생각한다. 다음 작품도 잘 해내고 이야기와 캐릭터를 잘 전달하고 싶다. 지금 잘하게 되는 과정에 있다고 믿고 싶다. 맞는 방법인지 모르겠지만 대본을 보면서 준비했던 것보다 연기하는 그 순간에 느끼는 대로 하려고 한다. 최선인지 정답인지 모르겠지만 연기하는 그 순간의 진심을 담아내려고 한다.

10. 어떤 작품에 매력을 느끼나?

사건만 해결하는 스토리 위주의 작품보다 한 사람의 감정 변화나 옆에서 일어날 것 같은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을 좋아하는 것 같다. 그래서 이 작품도 좋아했다

10.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 ‘쌈, 마이웨이’ ‘미워도 사랑해’ ‘김비서가 왜 그럴까’ 등 필모그래피를 보면 판타지보다는 현실에 기반을 준 작품이 대부분이다. 어떤 장르를 좋아하는지 궁금하다.

잔잔한 드라마도 좋아하고 시청률만 위한 드라마가 아닌 것도 좋다. ‘청춘시대’나 ‘그들이 사는 세상’은 내가 좋아하는 드라마다. (장르물 욕심은 없느냐고 묻자) 아직 안 해봐서 해보고 싶긴 하다. 안 해 본 게 더 많으니 언제든지 기회가 오면 경험해 보고 싶다. 하고 나면 매력에 빠질 것 같기도 하다. 미국드라마 ‘슈츠’도 좋아한다. ‘슈츠’ 속 캐릭터처럼 멋있고 똑 부러지는 변호사 역도 해보고 싶다.

10. 연기 변신과 캐릭터 욕심을 내는 것 같다.

그동안 해왔던 캐릭터가 조금씩은 다르지만 밝고 가벼운 이미지가 강했다. 하지만 그건 내 일부분에 불과하다. 내겐 더 많은 모습이 있다. 그래서 다른 면모를 빨리 보여주고 싶다.

10. 연기가 매력 있다고 느끼는 순간이 있나?

촬영 현장은 배우들, 스태프들 등 많은 이들로 북적인다. 연기에 몰입하면 카메라가 없다고 느껴질 때가 있다. 카메라가 느껴지지 않는 순간이 왔을 때 좋다. 아직 연기가 어렵지만 가끔씩 그렇게 느껴질 때가 있다. 이런 감정을 느끼면서 일을 할 수 있어 행복하다.

10. 올해 계획은?

지난해는 ‘VIP’ 덕분에 벅찬 한 해였다. 이 드라마를 하면서 선배들에게 배운 것들을 더 활용할 수 있는 해가 됐으면 좋겠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시 중구청파로 463 한국경제신문사 1층
  • (주)코리아엔터테인먼트미디어
  • 제호 : 텐스타
  • TEL : 02-3148-1010
  • FAX : 02-3148-1012
  • 사업자등록번호 : 117-81-82352
  • 통신판매신고번호 : 제2013-서울중구-0064호
  • 잡지사업신고번호 : 서울 중.라00439
  • 등록번호 : 서울 아 00860
  • 등록일 : 2004-08-12
  • 발행일 : 2017-05-01
  • 대표이사 겸 발행인 : 하영춘
  • 편집인 : 이미나
  • 개인정보책임자 : 노규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미정
  • Copyright © 2020 텐스타. All rights reserved.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