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엔터테이너 이승기
멀티엔터테이너 이승기
  • 김지원 기자
  • 승인 2020.01.02 16: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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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 후크엔터테인먼트 제공
SBS '배가본드' 주연배우 이승기/ 사진= 후크엔터테인먼트 제공

로맨스코미디나 멜로 드라마로 친숙했던 이승기가 액션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제대로 입증했다. 군 복무를 마친 후 복귀작으로 선택한 SBS 드라마 배가본드를 통해서다. 끊임없이 달리고 부딪히고 분노하면서 사랑하는 조카를 죽게 한 거악(巨惡)을 향한 복수심을 불태웠다. 2004년 가수로 데뷔해 배우, 예능인으로도 꾸준히 활약해온 그가 미소년 이미지에서 남자로 변신한 느낌이다.

10. 안방극장에서 블록버스터와 같은 대작에 대한 거부감과 피로를 느끼는 시청자도 있을 것이다. 좀 더 가볍게 즐길 수 있는 편안한 이야기를 택할 수도 있었을 텐데 부담감을 안고도 이 작품을 하기로 결심한 이유는?

첩보액션물이 영화관보다 안방극장에서 시청자를 잡아두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감독님과 전부터 친했는데 내가 말년 휴가를 나왔을 때 술 한 잔 하면서 이 작품을 준비하고 있다는 얘길 들었다. 처음에는 제작진에 대한 믿음으로만 시작했다. 촬영하면서 점점 한국에서도 이런 멋지고 퀼리티 있는 액션 드라마가 나올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생각했다.

10. 첫 회부터 고난도 액션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모로코에서 건물 옥상 사이를 뛰어넘는 장면은 아찔했다. 직접 소화했나?

옥상에서 건물 사이를 넘는 장면이 많아진 것은 차달건(이승기 분)의 감정이 담긴 액션이라는 이유에서다. 원래 대본에는 제롬(유태오 분)을 쫓아가다가 발견한 오토바이를 타고 가는 거였다. 하지만 감독님, 작가님과 회의를 하면서 조카를 잃은 차달건이 무거운 감정으로 쫓아가는 액션이라고 결론을 내렸고, 오토바이 액션을 보여주는 건 화려한 볼거리를 의식한 것이라 생각해 과감하게 뺐다. 이번에 액션 연기를 하면서 배우가 직접 액션을 하는 것과 대역을 쓰는 것의 차이를 실감했다.

10. 액션뿐만 아니라 남성적인 매력과 눈빛 연기에 대한 호평도 많았는데.

군대를 갔다 온 후 이미지의 변화도 생기고 내 스스로도 감성이 달라진 것 같다. 이 드라마는 인물들의 감정이 고조된 상태에서 액션이라는 틀을 입는다. 리얼리티를 살리는 데 집중하고 상황을 설명해주기 위한 과한 연기는 줄였다. 이 드라마로 예전과 이미지도 달라진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배가본드는 내게 선물 같은 작품이다.

10. 사전 제작을 했기 때문에 시청자 반응을 실시간으로 반영할 수 없다는 단점도 있지 않나?

촬영할 때 내 연기가 맞는 건지 문득 고민할 때가 있다. 하지만 전적으로 감독님을 믿고 감독님의 조언을 고려해 연기해나갔다. 사전제작이 더 좋은 콘텐츠 제공을 위한 더 나은 방향인 것 같다. 시청자 피드백을 반영한다는 건 사실 생각해보면 큰 줄기를 바꾸는 게 아니라 재미를 부각할 수 있는 장치를 가감하는 경우가 많다.

10. 배수지와는 2013구가의 서이후 다시 만났다. 차달건과 고해리(배수지 분)의 관계가 정도에서 끝나서 짙은 로맨스를 기대했던 시청자라면 아쉬울 수도 있었겠다.

수지 씨와 친하기 때문에 편했고 자연스러운 연기가 나왔다. 사실 우리 드라마에 멜로가 들어갈 틈이 거의 없었다. 조카가 죽어서 범인을 쫓는데 거기에 사랑까지 한다면 좀 부자연스럽지 않겠나. 멜로의 깊이 조절이 중요해서 수지 씨와도 많은 얘기를 나눴다. , 그런데 차달건이 병원에서 고해리의 재활을 돕는 장면이 있다. 그 회에 나온 액션신보다 동영상 조회수와 댓글이 폭발적이더라. 죽으라고 액션을 했는데 여기서 더 좋은 반응이 오면 어쩌냐고 했더니 작가님이 이승기와 수지를 데리고 멜로를 하지 않는 건 작가로서 직무유기라고 하더라.(웃음)

10. ‘구가의 서때보다 연기자로서의 발전을 느낄 수 있었다. 스스로도 변화의 의지가 있었거나 그래야 할 시기라고 생각했나?

변화는 늘 하고 싶지만 내가 의도하는 대로 결과가 따라오진 않는다. ‘배가본드는 변화보다 영화 시리즈처럼 내가 좋아하던 장르를 해보고 싶다는 마음에서 시작했다. 전에 비해 연기의 방법이나 대본을 해석하는 데는 변화가 있다. 전에는 인물의 감정을 좀 더 설명해주려고 했다. 그래서 감정 과잉, 어색함으로 드러났다. ‘배가본드역시 지금 보면 힘을 뺄 부분이 많다. 사전제작의 좋은 점은 나 역시 시청자의 입장으로 나를 평가할 수 있다는 거다. 시즌2를 간다거나 다른 작품에 들어갈 때 보완할 부분을 좀 더 객관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것 같다.

가수 겸 배우 이승기/ 사진= 후크엔터테인먼트 제공
가수 겸 배우 이승기/ 사진= 후크엔터테인먼트 제공

10. 가수 이승기의 모습을 기다리는 팬들도 많다. 2016년 이후 신곡을 발표하지 않았는데 가수로서 활동 계획은?

마음에는 늘 있는데 군대를 갔다 오고 목이 많이 상해 소리가 탁해졌다. 그게 잘 회복되지 않는 느낌이다. 그래서 요가도 시작했고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 (앨범에 대해) 구상하는 건 있는데 구체적인 계획이 나오면 말씀드리는 게 맞는 것 같다. 팬들도 오래 기다려줬고 나 역시 여러 생각인 쌓여온 만큼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담는 콘셉트로 앨범을 만드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선 좀 더 시간과 고민이 필요하다. 정규앨범 욕심은 있지만 그러려면 9곡 이상은 수록해야 해서 아마도 네다섯 곡 정도의 싱글이 되지 않을까 싶다.

10. 연기와 노래를 하면서 예능까지 꾸준히 하긴 쉽지 않다. 배우, 가수, 예능인을 병행하는 데서 오는 고민이 있다면?

(대중에게) 익숙해진다는 게 고민이다. 노출이 많이 됐을 때 특히 우려되는 점은 (대중에게) 내 음성이 익숙해진다는 거다. 연기자의 음성이 대중에게 익숙하게 들리지 않을 때 더 신선하게 느껴진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러나 목소리를 바꿀 수 있는 방법은 없으니 차라리 끊임없이 하다 보면 이승기라는 하나의 커다란 콘텐츠로 엮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예능도 넷플릭스에서 대만배우 류이호와 함께 하는 투게더’, 버라이어티 추리 예능 범인은 바로 너시즌2처럼 다른 콘셉트의 프로그램을 시도하려고 노력한다. 엔터테이너로서 다양한 콘텐츠를 계속해서 보여줘야 한다는 게 숙제다.

10. 당신에게 예능은 어떤 의미인가?

일탈이자 활약소다. 일상에서는 예능에서 만큼 웃고 떠들 일이 없지 않나. 예능에서의 웃음으로부터 얻는 활력이 크다. 또 어린 친구들을 포함해 여러 세대와 소통하는 데 거리감을 줄여준다.

10. 어디서나 열정 가득한 모습을 보여준다. 그 원동력은 무엇인가?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게 좋다. 또한 내 직업을 사랑하기 때문에 뭔가를 보여주고 싶고 내 능력을 증명해보이고 싶다. 그런 과정을 통해 내가 성장해간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아웃풋이 많아서 인풋이 좀 필요하다고 느낀다. 내가 지쳐가는 이유가 너무 다 잘하고 싶어서인가 싶기도 해서 내려놓는 법도 알아야 할 것 같다.

10. 연애는?

늘 꿈을 꾸지만 마음처럼 안 된다. 20대 때는 하나에 꽂히면 열정적이었는데 지금은 생각이 많아져서 (연애도) 확 나아가지 못하는 느낌이다. 이제 서른넷인데 좋은 사람이 있으면 언제든 만나야 하는 시기이고 나도 가정을 꾸려야 하지 않겠나. (그렇다면 결혼은 언제쯤?) 하하. 많은 분들의 데이터를 종합해보면 마흔 전엔 해야 하지 않나 싶다. 마흔이 넘어가면 점점 결혼과 멀어진다더라.

10. 지금은 자신의 인생에 어떤 시기라고 생각하나?

사람으로서의 나와 연예인으로서의 내 정체성을 고민해 나가면서 어떤 도전을 할 것인지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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