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욱에게 빠져들다
이재욱에게 빠져들다
  • 태유나 기자
  • 승인 2020.01.02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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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재욱/ 사진=이승현 기자

배우 이재욱의 가파른 상승세가 놀랍다. 2018년 tvN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으로 데뷔한 지 1년 만에 tvN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검블유’)에 이어 MBC ‘어쩌다 발견한 하루'(‘어하루’)로 두 번째 주연을 맡았다. ‘검블유’에서는 훈훈한 연하남 설지환으로 분해 설렘 지수를 높였고, ‘어하루’에서는 출구 없는 나쁜 남자의 매력을 뽐내 ‘서브병 유발자’라는 별명을 얻었다. 섬세한 감정표현으로 연기력까지 인정받으며 20대 라이징 스타로 우뚝 선 이재욱을 만났다.

‘어하루’가 평균 시청률은 3%(닐슨코리아)대에 그쳤지만 방송 3주 만에 화제성 1위에 오르는 등 뜨거운 관심을 받으며 막을 내렸다. 처음 대본을 보고 잘 될 거라 예감했나?

‘모 아니면 도’라고 생각했다. 옛날 드라마에 나올 법한 오글거리는 대사와 만화 속 세상이라는 말도 안 되는 설정들을 연기와 영상으로 잘 풀어내지 않으면 유치해질 수 있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감독님이 연출을 너무 잘 해줬고 배우들도 각자의 캐릭터를 섬세하게 표현해줬기에 많은 시청자들이 좋아해주신 것 같다.

인기를 피부로 실감하나?

촬영하느라 바빠서 지금까지는 제대로 느낀 적이 없다. 촬영 초반에는 현장에 열 분 정도 구경하는 팬들이 계셨는데, 막바지에는 수백 명이 현장을 찾아와 준 적도 있다. 그때 드라마의 인기를 조금은 느낄 수 있었다. 너무 감사할 따름이다.

백경은 겉은 강해 보이지만 속은 여린 인물이다. 자아를 찾고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며 감정의 변화도 겪게 된다. 그만큼 캐릭터를 표현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을 것 같은데?

이번 작품에서는 세 가지의 인물을 연기하는 느낌이었다. 만화 ‘능소화’ 속 백경보다 만화 ‘비밀’에서 ‘스테이지’의 백경과 ‘쉐도우’의 백경의 차이를 표현하기가 쉽지 않았다. 감정은 크게 다르진 않았지만, 스테이지에서 쉐도우로 넘어갈 때 인물을 바라보는 눈빛과, 숨기고 싶은데 드러날 수밖에 없는 감정들을 연구하는 데 신경을 많이 썼다.

표정 연구는 어떤 식으로 했나?

다른 작품들에서 선배님들의 연기를 보며 연구하는 스타일이다. 그분들의 연기를 보면 표정 하나, 눈빛 하나에도 디테일한 변화들이 느껴진다. 최근에는 영화 ‘광해’를 봤는데 ‘이런 감정을 이렇게도 표현할 수 있구나’라는 걸 뼈져리게 느꼈다.

시청자들의 반응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게 있다면?

‘백경의 미간에 끼이고 싶다’는 반응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하하. 까칠하지만 때로는 설렘을 유발하는 백경의 ‘츤데레’ 매력을 한 마디로 표현한 것 같아 신기하다.

‘서브병 유발자’라는 별명이 붙었다. 시청자들은 단오(김혜윤 분)와의 로맨스를 두고 하루(로운 분)파, 백경파로 나뉘기도 했다. 서브 남자주인공인데도 많은 사랑을 받은 이유가 뭘까?

백경의 슬픈 서사를 시청자들이 공감해 준 것 같다. 백경의 이야기 자체만 보면 주인공이라고 해도 손색 없을 정도로 탄탄하게 잘 짜여 있다. 이 서사 자체를 좋게 봐주신 것 같아 감사하다.

‘검블유’에서의 설지환과 ‘어하루’에서의 백경은 180도 다른 모습이다. 실제 성격은 둘 중 어디에 더 가깝나?

설지환은 너무 4차원이고 백경은 너무 거칠다. 반반 섞으면 될 것 같다. 표현을 잘 하지 못하는 백경의 성격과 4차원적인 설지환의 성격을 조금만 가져온다면 이재욱 캐릭터가 탄생하지 않을까. 하하.

배우 이재욱/ 사진=이승현 기자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을 꼽자면?

콘티가 바뀌어 내가 오남주(김영대 분) 생일 파티장에서 은단오에게 ‘정식으로 선언한다’라고 말하는 장면이다. 너무 오글거리는 대사여서 기억에 남는다, 당시 파티장에 어림잡아 150명 넘게 있었는데, 큰소리로 그런 대사를 내뱉으려니 내 자신이 작아지는 느낌이 들더라. 최대한 귀와 눈을 닫으려고 했다.

오글거리는 걸 별로 안 좋아하나보다.

그렇다. 하하. 특히 남주가 나와 도화(정건주 분)에게 ‘마이 보이스(My boys)’라는 대사를 할 때 너무 웃어서 NG가 많이 났다.

아쉬움이 남는 장면은?

14회 엔딩에 내가 단오의 호흡기를 떼려는 장면이다. 그 장면에서 백경은 정말 복잡한 감정을 가지고 있다. 단오가 운명을 바꾸다 죽어버릴 것만 같고. 쉐도우에서는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기에 호흡기를 떼려는 것이다. 쉐도우에서 죽으면 자아만 잃어버리는 거니까. 그러나 스스로도 그게 살인이라는 걸 알기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 고민 끝에 호흡기를 떼려는 순간 과거 ‘능소화’의 서사가 보이면서 결국 자신은 아무것도 바꿀 수 없고 선천적으로 나쁜 놈이라는 걸 깨달으면서 큰 좌절감에 빠진다. 이 모든 감정들을 짧은 장면 안에 전부 보여주려다 보니 명확히 설명이 된 느낌이 아니었다. 찍고 나서도 더 좋은 연기를 보여드리지 못해 아쉬웠다.

‘능소화’에서의 사극 연기도 인상적이었다. 특히 장발 변신이 눈길을 끌었는데, 어색하지는 않았나?

어색한 건 물론이고 머리에 쓴 관이 너무 무거웠다. 처음에는 고개가 심각할 정도로 많이 삐뚤어졌다. 빨리 적응했어야 하는데 촬영시간이 너무 촉박했다. 사극 대사 톤도 제대로 준비를 못해 아쉽다.

극중 다른 역할을 맡는다면 도전해보고 싶은 캐릭터는?

도화다. 귀엽고 솔직하고 눈치도 없는 캐릭터라 매력적이다. 나와 비슷한 면이 많아 재미있을 것 같다.

일명 ‘콘티 조작단’으로 불리는 은단오, 하루, 도화와의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부럽기도 했겠다.

물론이다. 나도 저 사이에 끼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리고 그런 생각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백경이 더 외로워보였다. 따뜻한 장면을 못 찍는 걸 아니까. 그게 백경의 감정들을 쌓아 가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

대학생이 된 후 새로운 만화 작품에 등장하지 않아 아쉽지는 않았나?

드라마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왠지 그 만화 속에 있었을 것 같다. ‘어하루’는 단오와 하루의 운명적 만남이 주된 서사이기에 굳이 내가 거기서 나올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이번 작품에 백경이 안 나오더라도 언제든 작가가 백경의 성격을 쓰고 싶어질 때 다시 나타나지 않을까.(웃음)

‘검블유’에 이어 ‘어하루’까지 연이어 흥행에 성공했다. 데뷔한지 1년도 안 돼 많은 걸 이룬 만큼 부담도 클 것 같다.

부담스러운 건 사실이다. 그렇지만 부담을 느낀다고 연기에 지장이 생길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이재욱이라는 배우를 응원해주는 분들이 있는 한 항상 더 좋은 연기를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하겠다.

‘어하루’는 어떤 작품으로 남을 것 같나?

백경이라는 인물을 통해 나쁜 모습도, 선한 모습도, 슬픈 모습도 보여줄 수 있었다. ‘검블유’와는 분명 다른 모습들이었다. 내가 가지고 있는 또 다른 모습들을 보여드린 소중한 작품으로 기억될 것 같다.

다음 작품으로 JTBC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에 출연한다. 이번에도 새로운 모습을 기대해도 될까?

물론이다. 유쾌하고 재밌는 캐릭터로 180도 또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거다. 많이 기대해주시면 감사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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