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효진, 동백꽃과 함께 활짝 피다
공효진, 동백꽃과 함께 활짝 피다
  • 우빈 기자
  • 승인 2020.01.02 10: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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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의 주연배우 공효진/ 사진=매니지먼트 숲 제공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의 주연배우 공효진/ 사진=매니지먼트 숲 제공

'로코퀸' '공블리' '믿고 보는 배우'. 배우 공효진의 이름 앞에 붙는 수식어다. 공효진은 KBS2 수목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을 통해 이런 수식어의 진가를 제대로 입증했다. 사람이 사람에게 기적이 된다는 메시지를 던진 '동백꽃 필 무렵'에서 공효진은 숱하고 얄궂은 인생의 고비를 넘기고 성장하는 동백을 맡아 열연했다. 공효진은 전매특허인 현실 공감 연기로 대중의 취향을 저격했고, 짠하면서 사랑스러운 눈물 연기로 시청자를 울렸다. 작품마다 인생 캐릭터를 선보였던 그는 이번에도 인생 캐릭터를 추가했다.

10. '동백꽃 필 무렵' 배우들과 제작진이 다같이 강원도로 포상 휴가를 다녀왔다던데 재밌었나?

공효진 : 엄청 재밌게 놀았다. 워터파크에 가서 놀았는데 우리밖에 없어서 전세 낸 느낌이었다. 정말 재밌었다.

10. '동백꽃 필 무렵'이 방송 내내 수목극 1위였다. 마지막 회도 23.8%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연령대를 가리지 않고 높은 인기를 얻었는데 드라마의 인기를 체감했나?

공효진 : 방송 중에는 촬영하느라 현장과 집만 왔다 갔다 하니까 인기를 모르다가 끝나고 나서야 인기를 체감했다. 드라마가 인기 있을 때 사람들의 함성을 느끼고 싶은데 항상 끝나서야 인기를 알게 된다. 인기를 누리면서 사람들의 함성과 환호, 응원들을 좀 느끼고 싶다. (웃음)

10. MBC ‘고맙습니다’(2007)의 이영신 이후 12년 만에 맡은 미혼모 연기였다. 동백이와 영신이를 비교해 달라진 부분이 있다면?

공효진 : 달라진 게 없더라. 내가 결혼도 출산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나의 상상은 거기서 거기였다. (웃음)

10. 스스로가 느낀 동백은 어떤 사람인가?

공효진 : 외톨이. 그동안 했던 캐릭터 중에 동백이가 제일 사회성이 떨어지고 사람들에게 별로 애정이 없는 친구다. 껍데기만 남아있는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아들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살아가는 인물. 채워진 적도 없고 있어도 탈탈 털린 사람이다. 그래서 연기를 할 때도 감정을 드러내는 데 있어서 고민이 많았는데 동백은 감정을 쌓는 것조차 불필요한 인물이었다.

10. 가난하지만 굳센 ‘캔디형’ 캐릭터를 가장 많이 연기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동백은 이전 작품 속 캔디와는 다른 색의 캐릭터다. 어떤 차별점을 주려고 했는지 궁금하다.

공효진 : 가난해도 속이 텅 빈 인물을 연기한 적은 없었는데 동백이는 외롭고 속이 없는 친구였다. 외톨이여서 사람과의 관계가 서투르다고 생각했다. 눈을 잘 마주치지 않는 설정을 줬다. 대화할 때 답답한 느낌을 주려고 앞머리도 일부러 길게 길렀다. 솔직히 말해서 기존에 했던 굳센 캐릭터들과 비교해 커다란 변화는 없었다.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변화를 알 수 있던 인물이라 많은 분들이 ‘이상하게 다르다’는 말을 많이 해주시더라. (웃음)

 / 사진= 매니지먼트 숲
극중 동백 역을 맡아 활약한 공효진 / 사진= 매니지먼트 숲

10. 출연작들 가운데 ‘동백꽃 필 무렵’이 가장 많이 울었던 작품인 것 같다. 거의 매회 엉엉 우는 장면이 많았다.

공효진 : 이번에는 오열과 통곡이 많았다. 마지막 촬영 1, 2주에는 눈알이 아파서 힘들었다. 나는 눈물 연기를 공들여서 준비할 필요가 없다. 컷 소리와 동시에 울어서 한두 번에 오케이 사인을 받는다. 대본이 좋으면 울지 않으려고 해도 저절로 눈물이 나온다. ‘동백꽃 필 무렵’이 그랬다. 너무 울어서 덜 우는 촬영분을 방송에 내보낸 적도 있다.

10. ‘공효진의 눈물’은 사랑스러우면서 안쓰럽다. 울면서도 대사를 놓치지 않아 시청자를 더 찡하게 하는 포인트가 있다. 눈물 연기의 비결이 있다면?

공효진 : 목이 멘 느낌이랄까, 눈물이 확 터지진 않지만 눈물을 터트리는 울먹임이 뭔지 아는 것 같다. ‘여기서 조금만 더 울면 궁상맞고 징징거리는 것처럼 보이겠다’는 그 선을 안다. 처절하다 싶다가도 감정을 다시 제자리로 돌려놓는 걸 잘하는 것 같다. 완급조절을 잘하는 게 아닐까 한다.

10. 대본을 재밌게 읽었지만 영화 일정 때문에 촬영 시기가 맞지 않아 출연을 몇 번 고사했다고 들엇다. 결국 출연한 이유는?

공효진 : 대본이 너무 재밌었다. 처음에 대본을 받았을 때 영화 ‘뺑반’이 끝나고 ‘가장 보통의 연애’ 촬영을 준비 중이었기에 드라마를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드라마를 고사하면서 임상춘 작가님 전화번호를 알려달라고 해서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같이 일을 하지 않는데 문자 보낸 건 처음이었다. 작가님께 ‘대본이 너무 재밌어요. 함께 못해서 아쉽지만 5부를 보여주시면 안 될까요? 다음에 꼭 같이 해요. 방송되면 재밌게 볼게요’라고 했다. 작가님이 그 말에 나를 포기하지 못하겠다고 하셨다. 편성이 5월로 미뤄졌다가 다시 9월로 미뤄져서 결국 하게 됐다.

10. 동백이를 연기하면서 인상 깊었던 장면 혹은 상황이 있다면?

공효진 : 마지막 회에서 용식에게 ‘내가 용식 씨를 만난 게 기적일까요?’라고 묻는 장면이 있다. 용식은 ‘복권 같은 거 믿어요?’라고 되묻고 동백은 ‘나는 나를 믿어요’라고 대답한다. 그 장면을 찍고 나서 ‘아, 동백이가 이런 사람이었구나’ 하고 깨달았다. 동백이가 본인을 믿어주는 아이로 바뀌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내가 동백이를 연기하면서도 그런 대사를 할지 예상하지 못했기에 제일 인상 깊었다.

10. 황용식으로 출연한 강하늘은 어떤 배우인가?

공효진 : (강) 하늘이는 잘생김을 애써 감추는 배우다. 연기할 때 멋진 척하는 걸 진짜 힘들어했다. 하늘이가 출연한 작품 중 기억에 남는 멜로가 없어서 그의 로맨스와 멜로를 보고 싶었다. 연기력은 믿어 의심치 않았고 잘할 거라는 예상도 했지만 첫 대사를 듣고 감이 딱 왔다. 진짜 잘했다. 강하늘은 어느 배우와 붙어도 잘 맞는 사람이다. 준비된 연기파 배우다. 나무랄 데가 없어서 짜증이 날 정도다. (웃음)

10. 강하늘에겐 ‘미담 제조기’라는 수식어도 있지 않나. 이번 드라마에서 탄생한 미담은 없나?

공효진 : 걔는 모든 스태프에게 인사하고 현장을 떠난다. 어차피 금방 또 보니까 남들은 크게 한 번 인사하고 가는데 강하늘은 한 명 한 명 다 인사하고 갔다. 언제까지 저러나 보자 했는데 끝까지 그랬다. 투지가 대단하고 자기가 세운 결정에 대해선 번복이 없다. 융통성이 없는 건 아닌데 절대적으로 안 되는 건 안 되는 친구다.

10. 극중 용식과 동백은 두 살 차이의 커플이지만, 실제로는 10살 차이다.

공효진 : 감독님도 처음에는 (강) 하늘이와 10살 차이가 나서 걱정을 많이 했다. 극 중 동백이와 용식이가 두 살 차이가 나는 설정인데, TV에서 나이 차가 더 많아 보일까봐 걱정하셨다. 기분이 나쁠 정도로(웃음). 하지만 반응을 보고 ‘미안해요, 용식이가 더 나이 들어 보이는 것 같아’라고 하셨다.

10. 내년에 만 40세다. ‘로코퀸’이라는 수식어가 있을 만큼 로맨틱 코미디 장르의 강자인데, 로맨스 연기를 하는 데 있어서 나이가 주는 특별한 생각들이 있나?

공효진 : 나이에 대해서 별 다른 생각을 하지 않는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이 있지 않나. 어렸을 때는 그 말을 잘 몰랐는데 지금은 그냥 괜찮은 것 같다. 아무 생각이 없다. 그냥 괜찮다. 굳이 따진다면 다음 작품에선 몇 살 연하와 연기를 해야 하나, 이런 우스운 생각을 한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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