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평범한 남자의 삶을 그리다
공유, 평범한 남자의 삶을 그리다
  • 박창기 기자
  • 승인 2019.12.03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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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 매니지먼트 숲 제공
영화 ‘82년생 김지영’에 출연한 배우 공유 / 사진= 매니지먼트 숲 제공

공유가 tvN 드라마 ‘도깨비’ 이후 약 3년 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왔다. 1982년 태어나 2019년 오늘을 살아가는 전업주부 지영(정유미)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82년생 김지영’을 통해서다. 그는 평범하고 가정적인 남편 대현으로 분해 마음의 병을 앓고 있는 아내를 지켜보고 위로하며 따뜻한 공감을 전했다. 영화 ‘부산행’ ‘밀정’ 등 전작들에서의 강렬한 캐릭터 이미지에서 벗어나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온 공유를 만났다.

10. ‘도깨비’ 이후 약 3년 만에 복귀했다. 그만큼 임하는 각오도 남달랐을 것 같은데.

공유: 대외적으로 우려 섞인 시선들이 많았다. ‘도깨비’가 많은 사랑을 받았기 때문에 그만큼 거는 기대가 컸다. 그래서 내가 잔잔한 일상의 영화를 찍는다고 했을 때 지인들이 걱정했다. 하지만 배우로서 내가 공감하고 위로받은 시나리오를 영화로 만들어서 관객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10. 공백기 동안 무엇을 하면서 지냈나?

‘도깨비’가 종영한 후에도 드라마 관련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사실상 공백기는 2년이다. 관련 프로모션까지 끝내고 나서야 온전히 내 시간을 갖게 됐다. 처음에는 쉬는 것보다 작품을 찍고 싶다는 열망이 강했다. 그러나 ‘도깨비’가 끝난 후 나도 모르는 사이 심적으로 지쳐있음을 느꼈다. 정서적으로 안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복귀가 늦어졌다.

10. 작품에 출연하게 된 계기는?

공유: 시나리오를 읽자마자 대현한테 강하게 이끌렸다. 어떻게든 이 영화를 찍고 싶었다. 배우로서 다양한 시나리오를 받았지만, 무조건 찍어야겠다고 생각했던 경우는 없었다. 그만큼 이 영화가 내 안에 있는 감정을 툭 하고 건드렸다. 그래서 출연을 하기까지 크게 고민하지 않았다.

10. 영화가 제작 과정에서부터 젠더 이슈로 논란이 일었는데, 촬영하면서 걱정이 되진 않았나?

공유: 이 영화는 누군가를 규정짓는 이야기가 아니다. 보는 관점이나 기준에 따라서 누군가에게 불편한 영화가 될 수 있지만, 그 관점도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했다. 관객들에게 ‘내가 생각한 게 맞으니까 당신이 틀렸다’고 함부로 강요할 순 없었다. 각자의 판단에 맡겨야 했다.

10.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마음에 위로를 받았다고 들었다.

공유: 부끄럽지만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마음의 위안을 얻었고 눈물이 났다. 문득 나의 어린 시절이 궁금해서 엄마한테 전화해서 물어봤다. 되게 생뚱맞게 ‘나 어떻게 키웠어, 나 어땠어?’라고 물어봤다. 엄마가 뜬금없이 그런 걸 왜 물어보느냐고 해서 자초지종을 설명해 드렸다. 엄마가 어이없다는 듯 웃으면서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으셨다. 그래서 어딘가에 치우쳐진 사람은 아닌 것 같다. 엄마가 잘 키워준 것 같다고 했다. 그랬더니 ‘네가 그렇게 느끼면 엄마가 너 잘 키운 거 아닐까’라고 하셨다. 전화를 끊고선 엄마의 말씀만 듣고 단정지을 수 없다고 생각해 누나의 말도 들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10. 이전에 찍었던 작품들과 달리 이번 영화는 잔잔하다.

공유: 현실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영화를 좋아한다. 이 작품은 단조롭고 평범한 사건을 다루는 영화다. 관객들이 기대하는 자극적이고 큰 사건은 없지만, 소소한 일상에서 벌어지는 이야기가 제대로 만들어졌을 때 울림을 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10. 이 영화를 계기로 장르의 폭이 넓어졌다고?

공유: 배우로서 폭넓게 장르를 선택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이번 작품을 통해 앞으로 내가 할 수 있는 연기의 폭이 넓어질 거 같다. 작품을 고르기 전에는 회사에 양보하거나 타협을 했다. 그러다 보니까 내가 원치 않는 이야기 속에 들어가 연기를 해야 했던 적도 있다. 지금은 어느 정도 나이도 차고, 배우로서 연차도 높아지면서 그런 점에서는 자유로워졌다. 확실히 내가 작품을 선택할 수 있는 폭이 옛날에 비해 넓어졌다. 나한테 언제 또 이런 시기가 올지 모르기 때문에 진심을 다할 수 있는 영화를 하고 싶다.

영화 ‘82년생 김지영’에서 대현 역을 맡은 공유
영화 ‘82년생 김지영’에서 대현 역을 맡은 공유/ 사진= 매니지먼트 숲 제공

10. 제작 당시 대현 역을 두고 미스캐스팅이 아니냐는 말이 많았는데?

공유: 나와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나는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주위에 이런 말을 하면 ‘말도 안 된다’ ‘네가 무슨 평범한 사람이냐’는 반응이다. 내가 말하는 평범한 사람은 배우 공유가 아니라 인간 공유를 말하는 것이다. 내 생활 습관이나 사고방식, 살면서 확립된 가치관을 봤을 때 나는 평범한 사람이다. 물론 보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지만.

10. 자신이 생각하는 대현은 어떤 사람인가?

공유: 지영이 정신적으로 병을 앓기 전에 대현의 모습은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처음에 생각했던 대현은 (영화에서처럼)가정적인 모습보다 덜 따뜻한 사람이었지 않나 싶다. 이번 작품을 촬영할 때는 내가 생각했던 인물의 성향보다 감독님이 생각하는 대현의 모습이 영화로 표현됐다.

10. 대현을 연기하면서 어떤 마음이 들었나?

공유: 안쓰러웠다. 지영의 증상에 대해 직설적으로 말할 수 있음에도 그럴 수 없는 마음이 공감됐다. 주위 사람들은 대현이라는 캐릭터가 너무 심심하지 않느냐고 하지만, 그 안에는 소소한 결들이 있다고 느꼈다. 대현도 얼마나 힘들겠는가. 아내를 위해 애쓰고 있다고 생각했다.

10. 촬영하면서 이전 작품에 대한 이미지 때문에 걱정이 됐다고 들었다.

공유: 배우로서 내가 가진 이미지가 걱정됐다. 대중들이 공유라는 배우를 떠올렸을 때 거는 기대가 있다. 영화를 보면서 ‘공유가 무슨 평범한 남편이야’ ‘영화가 비현실적이네’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을 거고, 그런 생각들이 몰입에 방해되지 않을까 싶었다. 영화를 좋은 마음으로 봐주면 좋겠지만, 관객들의 부정적인 생각이 영화를 보고 나서도 남아 있다면 그건 내가 감당해야 할 몫이다.

10. 촬영하면서 느낀 점이 있다면?

공유: 지영이와 비슷한 시대에 살다 보니까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나를 키워주신 부모님이 생각났다. 이 영화가 본질적으로 지영이의 인생 이전에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고 느꼈다. 성별이 다르더라도 지영이처럼 사람 간의 관계에서 상처를 받은 사람들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다. 이 영화를 통해 그런 사람들이 스스로 극복하고 이겨낼 수 있기를 응원한다.

10. 앞으로의 바람은?

공유: ’82년생 김지영’이나 ‘미쓰백’ 같은 영화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흔히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가진 영화들이 큰 성공을 거둔 게 사실이고, 관객들이 그런 작품을 선호하는 게 현실이다. 배우들이 작품을 고를 때 다양성을 갖고 선택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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